[이·팔 전쟁] 유엔 "구호트럭 진입로 늘리고 매일 수백대 들어와야"

입력 2023-11-10 20:02
[이·팔 전쟁] 유엔 "구호트럭 진입로 늘리고 매일 수백대 들어와야"

현재는 트럭 하루 37∼38대꼴…"주민 대피령은 일방적" 비판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을 받고 있는 가자지구에서 주민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수요를 맞추려면 구호품 트럭이 지금보다 훨씬 많이 들어와야 한다고 유엔이 지적했다.

10일(현지시간)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사무차장은 전날 국제 구호기구들과 회의에서 "지금까지 트럭으로 가자지구에 들여온 구호품 물량은 수요량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가자지구에는 지난달 21일부터 국제기구들과 비정부단체(NGO) 등이 제공한 식수와 식량, 의료용품 등의 구호품들이 트럭에 실려 들어오고 있다.

가자지구로 진입할 수 있는 유일한 관문인 이집트 라파 국경 검문소를 통해 들어온 구호품 트럭은 20일간 756대였다고 OCHA는 전했다. 하루에 37∼38대꼴이다.

그리피스 사무차장은 "아직도 반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 연료까지 포함해 매일 수백대의 트럭이 가자지구로 들어와야 하며 이를 위해 진입로가 2곳 이상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직도 가자지구 북부에 남아 있는 수십만명은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물과 식량을 얻으려고 고군분투하고 있다"면서 "연료 부족으로 가자지구에 있는 병원들은 속속 문을 닫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리피스 사무차장은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남부의 안전지역으로 대피하라는 이스라엘군의 요구에 대해서는 "일방적인 제안"이라며 비판했다. 그러면서 "유엔은 그런 피란민 이동 계획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라고도 했다.

이어 "모든 분쟁 당사자는 국제인도법을 완전히 존중해야 하며 민간인은 가자지구 어디에 있든 보호되고 필수적 요구사항을 충족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스라엘이 일시 개방한 고속도로를 통해 약 5만여명이 남쪽으로 대피했는데, 대부분 도보로 이동했다고 보고받았다"며 "갈증과 피로에 시달리며 대피하는 주민들은 도로 주변에 포격이 이어지고 시신이 남아 있다는 증언도 했다"고 전했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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