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대사, 미중 정상회담 '3대조건' 제시…"'발리 합의' 이행해야"
셰펑 주미대사, 전체 프로세스 관리·공동목표 추진도 함께 언급
(베이징·서울=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홍제성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샌프란시스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계기 정상회담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 주재 중국대사가 미중 정상회담을 위해서는 3대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10일 중국신문망에 따르면 셰펑 주미 중국대사는 전날 홍콩에서 열린 '중미포럼 2023'에 보낸 영상축사를 통해 회담 성사를 위한 첫번째 조건으로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진행된 양국 정상회담에서의 합의사항 이행을 요구했다.
셰 대사는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중국의 체제 변경을 추진하지 않고 신냉전을 추구하지 않으며 대만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포함한 이른바 '발리회담 정신'의 충실한 이행을 촉구했다.
발리회담 정신에는 이와 함께 동맹 강화를 통해 반(反)중국을 추구하지 않으며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을 추구하지 않겠다는 내용도 포함된다.
셰 대사는 두번째 조건으로 정상회담 전후를 포괄하는 '전체 프로세스'의 관리를 언급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길은 자율주행에만 의존할 수 없다"며 대화(회담) 전에는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돼야 하고 대화 중에는 긍정적인 결과가 축적돼야 하며 대화 후에는 (결과물의) 확고한 이행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을 향해 "호스트는 집주인으로서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며 "새로운 문제나 장애를 일으키거나 말과 행동이 달라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셰 대사는 세번째로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는 뜻이 담긴 '상향이행'(相向而行)을 거론한 뒤 "양국은 행동으로 간섭을 제거하고 갈등을 관리해야 한다"면서 규율에서 벗어나서는 안 되며 상대방을 향한 불장난이나 괴롭힘을 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을 향해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대 연합 공보(미중 간 상호 불간섭과 대만에 대한 무기 수출 감축 등을 둘러싼 양국 간 합의) 규정에 따라 대만 등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셰 대사는 "현재 전 세계가 전염병(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중미 관계도 위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중 양국이 아직 공식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오는 15일(현지시간) APEC 정상회의 계기로 발리 회담 이후 1년 만에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간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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