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위 예산안 상정 직후 양평道 논쟁…"증액" vs "70억 삭감"
野 "사업추진 늦어져 어차피 다 못써"…與 "증액해서라도 조기 완공해야"
원희룡 "특정 노선 고집 않는다…국회 결정 따를 것"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9일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착수한 가운데 여야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예산에 대한 극명한 입장차를 여과없이 노출했다.
여당은 '예산 증액을 통한 조기 완공'을 주장한 반면, 야당은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서울∼양평 고속도로 관련 예산 심사에서의 난항이 예상된다.
국회 국토교통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국토교통부 소관 내년도 예산안을 상정했다. 여기에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설계비 123억원이 반영돼 있다.
예산안 상정과 함께 서울∼양평 고속도로 예산이 도마 위에 올랐다.
포문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열었다. 정부가 편성한 123억원을 다 쓰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으로, 해당 예산의 '칼질'을 예고했다. 민주당이 이날 밝힌 삭감 규모는 70억원가량이다.
민주당 장철민 의원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관련해선 올해 (쓰이지 못해) 이월된 예산도 25억원 있고, 최소 1년 정도의 사업 지연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술적으로 삭감돼야 하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예산이 절반 이상"이라며 "정치적 의미를 고려해 남겨 놓자고 우길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당 최인호 의원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5개 공구 중 노선상 큰 변화가 없는 하남∼남종IC 2개 공구 설계비 54억원만 내년 예산에 반영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했다.
최 의원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백지화 선언 이유가 지금도 수수께끼"라며 "대통령실과 교감 속에서 백지화 선언을 해 '야당 때문에 고속도로 사업이 안 된다'는 정치적 공세 입장을 취한 것 아니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여당인 국민의힘은 '조기 완공'을 전면에 내세웠다.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은 "늦어진 만큼 속도를 내 조기 완공해야 한다"며 증액 필요성을 주장했다.
김 의원은 "노선 문제가 정치적 의혹에 휩싸이면서 사업 추진이 지연된 게 사실"이라며 "증액해서라도 지금까지 있었던 분란을 불식하고 조기 완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은 가운데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전면 백지화를 선언한 바 있는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향후 국회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원 장관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제한 뒤 "특정 노선을 고집하지 않는다"며 "전문가들과 양평군민들 의견을 반영해 어떤 결정이든 따르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절차를 거쳐 (국회에서) 노선을 결정해달라"며 "민주당이 빠진 채로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저희도 내키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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