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 제2통신사 시스템 장애 조사 착수…"피해보상해야"
(시드니=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 호주 정부는 지난 8일 자국 대형 이동통신 회사 옵터스의 통신망이 오전 내내 마비된 사태에 대해 정식 조사에 착수했다.
9일 호주 공영 ABC 방송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셸 롤런드 호주 연방 통신장관은 옵터스 통신망 장애 사태로 응급 전화까지 작동하지 않은 문제에 대해 공식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전날 호주에서는 옵터스의 네트워크가 오전 4시부터 중단되면서 오전 내내 1천만명이 넘는 고객들의 휴대전화와 인터넷이 작동하지 않는 등 큰 혼란이 빚어졌다.
이 여파로 옵터스 통신망을 이용하는 결제 시스템이 마비됐고, 열차 운행과 차량 공유 서비스까지 중단되기도 했다.
롤런드 장관은 "옵터스가 여러 규정을 준수했는지 여부에 대해 조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를 통해 앞으로 모든 호주인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연방 통신부 산하 호주통신미디어기구(ACMA)가 감사를 벌이는 가운데, 옵터스 측은 정부 조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통신망 장애로 피해를 본 고객들에 대한 보상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전국소매협회(NRA)의 롭 고드윈 대표는 "이번 사태로 수천 달러 상당의 매출이 감소하는 등 소상공인들이 가장 큰 피해를 겪었다"면서 "현금이 가장 안전한 결제 수단이라는 말까지 나온다"고 강조했다.
롤런드 장관은 "기업 잘못으로 소비자들이 손해를 입었다면 응당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합리적인 기대"라면서 "옵터스는 이러한 고객들의 피해를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옵터스는 싱가포르 최대 통신사 싱텔(Singtel)의 자회사로 호주 인구의 약 40%인 천만 명 이상을 고객으로 보유, 텔스트라(Telstra)에 이어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작년에는 해커들의 사이버 공격으로 고객 98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해 기업 이미지에 손상을 입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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