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지자체 반대에도 미사일기지 건설 '추진'…"전략적 고려"
"하푼 지대함 기지 6곳·톈궁-3 대공 기지 12곳 각각 신설 계획"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대만 국방부는 일부 지방자치단체 반대에도 중국의 침공에 대비한 미사일 기지 건설 계획을 기존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9일 연합신문망(UDN)과 타이완뉴스 등 대만 언론 매체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는 대만 중서부 윈린현 정부와 의회가 미국산 하푼 지대함 미사일 기지의 관내 설치를 반대하는 데 대해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비한 전략상의 이유 등을 들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대만 국방부는 "국가방위 시설 위치는 적의 위협과 전략적 고려에 토대를 두고 있다"면서 일부 지방자치단체 반대와 상관없이 미사일 기지 건설 계획을 추진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다만 국방부는 대중과 조화로운 관계를 강조하면서 책임성, 안전성 등을 해당 지자체와 공유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장리산 윈린현장(도지사 격)은 지난 7일 윈린현 의회에 출석해 하푼 기지 건설 예정지 가운데 하나로 윈린현 후웨이 지역이 지정된 것과 관련, 후웨이 지역에 미사일 기지를 배치한다면 엄정한 항의를 표명할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윈린현 의회 의원들은 하푼 지대함 미사일 기지가 관내에 건설되면 유사시 윈린현이 중국 인민해방군의 첫 번째 공격 목표가 될 것이라면서 미사일 기지 건설에 반대하고 있다.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군은 윈린현 후웨이를 비롯해 타이난현 신중, 가오슝현 쭤잉 군항, 핑둥현 동쪽 해안과 푸첸, 타이둥현 타이핑 등 해안지역 6곳에 하푼 지대함 미사일 기지를 신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만 국방부는 약 102억 대만달러(약 4천122억원)의 예산을 편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군은 6곳의 하푼 미사일 기지를 신설하는 것 이외에 12곳에 기지도 새로 건설해 대만산 톈궁(天弓)-3 고고도 대공미사일을 배치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톈궁-3 미사일은 유사시 중국에서 날아오는 탄도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대만이 자체 개발한 고고도 대공 미사일로, '대만판 사드'로 불린다.
대만은 300억 대만달러(약 1조 3천350억원)를 들여 톈궁-3를 개발해 운용하고 있다.
실전 배치된 원형 톈궁-3 미사일은 최대 고도 45km에서 적의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대만은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거세지자 톈궁-3 미사일을 비롯해 톈궁-1 및 톈궁-2 중거리 대공 미사일, 미국산 패트리엇 3(PAC-3) 대공 미사일, 단거리 대공포 등을 활용한 다층 대공 방어망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을 정점으로 하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2016년 5월 독립 성향인 민진당 소속 차이잉원 총통이 집권한 이후 대만과의 공식 관계를 단절하고 대만에 대한 고강도의 군사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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