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공화 탄핵 조사위, 바이든 차남과 동생에 출석 요청
바이든 일가 첫 소환…"차남 해외사업에 부당한 영향력 행사"
차남 "또 하나의 정치쇼"·백악관 "1년 조사하고도 증거 제시 못 해"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조 바이든 대통령 일가의 비리 의혹을 제기하며 탄핵 조사를 진행 중인 미국 하원 공화당이 8일(현지시간) 대통령의 차남과 동생에게 출석을 요청하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하원 감독위원회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동생 제임스에게 오는 12월 6일, 차남 헌터에게 12월 13일 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하라고 요청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위원회는 또 헌터의 과거 사업 파트너 롭 워커에게 11월 29일 출석하라고 했으며, 헌터의 아내와 제임스의 아내, 바이든 장남의 미망인 등 다른 가족에 서면 인터뷰를 요청했다.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 감독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세입위원회는 지난 9월 당시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의 지시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공식 탄핵 조사에 착수했다.
헌터가 바이든 대통령의 부통령 재임 기간 우크라이나 에너지기업 부리스마 홀딩스 임원으로 일하면서 아버지의 영향력을 활용해 외국 기업과 거래에서 부당한 이득을 취했다는 게 공화당의 주장이다.
공화당은 또 바이든 정부가 헌터의 탈세 문제 관련 기소를 막았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2018년 동생 제임스에게서 받은 20만달러짜리 수표가 외국 기업에서 받은 자금의 출처를 숨기려는 시도라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공화당은 헌터가 아버지의 이름을 활용하려고 했다는 증거와 증언을 확보했을 뿐 바이든 대통령 본인이 차남의 사업 거래에서 이익을 얻었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WP는 보도했다.
AP통신도 바이든 일가의 해외 사업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지금이나 이전 공직에서 자신의 권한을 남용하거나 뇌물을 받았다는 증거는 없다고 전했다.
헌터의 변호인은 출석 요청에 대해 성명을 통해 "또 하나의 정치 쇼"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헌터는 공공의 장에서 적절한 시기에 위원회와 이런 사안들을 논의할 기회를 반기고 있다"고 밝혔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조사를 "중상모략"으로 규정하고 "1년 동안 조사를 했는데도 대통령에 불리한 증거를 하나도 찾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탄핵 조사는 지난달 하원의장 공백 사태로 잠잠해졌다가 마이크 존슨 신임 하원의장이 조사에 힘을 실어주면서 다시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공화당 소속인 존슨 의장은 최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 진실이 어디까지로 이어지는지 조사할 헌법상의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탄핵 조사는 탄핵 추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진행하는 조사로 미국 대통령 탄핵은 하원의 탄핵 소추안 가결과 상원에서의 탄핵 재판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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