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전기차에 밀려…日 자동차업체들도 '탈중국 고민'
상반기 매출 실적 처참…미쓰비시는 지난달 철수 발표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다른 해외 자동차 업체들뿐 아니라 일본 기업들도 중국산 저가 전기차에 밀려 고전하자 탈(脫)중국을 고민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23회계연도 상반기(4~9월) 도요타의 중국 내 매출 규모는 전년의 같은 기간에 비해 거의 변동이 없었지만 다른 일본 완성차 회사들의 실적은 처참했다.
미쓰비시가 60%로 가장 많이 줄었다.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전인 2019년 중국에서 12만3천581대를 판 미쓰비시는 지난해 3만1천826대 판매에 그쳤다.
급기야 미쓰비시는 지난달 광저우자동차그룹과 합작사업을 중단하고 중국 시장에서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미쓰비시의 마쓰오카 겐타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기차로 전환이 예상보다 빨라지고 있다"면서 "소비자의 브랜드와 차종에 대한 선택이 급격하게 바뀌었다"고 말했다.
스바루와 닛산도 같은 기간 각각 37%와 20% 줄었고 혼다도 매출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미쓰비시의 사례가 단적으로 보여주듯 수십년간 중국 내 사업을 확장해왔던 일본차 회사들은 '감축 모드'로 들어갔다.
도요타는 중국 내 계약직 근로자들을 해고했고 혼다와 닛산은 중국 공장의 생산량을 줄였다.
아직 미쓰비시 외 철수를 결정한 업체는 없지만, 일본 기업들의 경영진은 대신 자사의 아성이나 다름없는 동남아시아에 대한 투자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 일본 기업들은 판매가 늘고 있는 미국 시장에 더 의지하는 상황이다.
미국 내 강한 수요에 힘입어 도요타와 마즈다, 스바루는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나란히 40% 이상 올렸다.
일본을 비롯한 외국계 자동차 회사들은 중국 전기차 업계의 최강자 BYD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전기차의 판매 비중 확대로 중국 자동차사들이 해외 브랜드보다 더 많이 팔고 있고, 올해 BYD는 폴크스바겐을 제치고 처음으로 중국 내 판매량 1위에 올라섰다.
포드 등이 투자를 줄인 가운데 테슬라만 상반기 판매량 상위 10위권에 든 유일한 미국 회사가 됐다.
스텔란티스는 작년 중국 합작 파트너와 관계를 끝내고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지프를 만드는 공장을 폐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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