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가자 공격에 등돌리는 지구촌…이스라엘인들 좌절
"우린 평화로운 나라에 살 자격 없나…비판과 혐오 경계"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요아브 펠레드는 이스라엘군 사령부가 있는 텔아비브에서 하마스에 붙잡힌 인질들에 대한 연대를 상징하는 노란 리본을 나눠주고 있었다. 그러나 이 연대가 이스라엘 국경 너머까지 이어진다고 확신하지는 못했다.
그는 "하마스 지지를 외치는 시위를 보면 사람들이 복잡성을 이해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한쪽 면만 보면 정의감은 매우 단순해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단순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미국 CNN 방송은 7일(현지시간) 세계 곳곳의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에 대규모 군중이 몰리면서 많은 이스라엘인이 '불평등한 대우'를 받는다고 느끼고 좌절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상은 우리가 희생자일 때는 사랑합니다. 유감스럽지만 우리가 피해자일 때, 그들이 우리를 죽일 때 동정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스스로를 지킬 때는요? 그렇지 않아요."
종교학교 교사인 시갈 이차하크는 "세계의 어느 나라든 우리 같은 상황에 처하면 아마 훨씬 많은 일을 할 거고, 누구도 뭐라 하지 않을 것이다. 유대인에게만 그렇다. 유대인은 평화로운 나라에 살 자격이 없으니까"라며 냉소했다.
올해 스물두 살인 요나탄 라파포트는 전쟁이 발발한 이후 네 차례 장례식을 치렀고, 최근 1년 동안 테러 공격으로 친구 두 명을 잃었다.
해군에 복무할 당시 가자지구 주변 순찰 업무를 했다는 그는 자신도 전쟁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에 좌절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그는 "'왜 너희는 가자지구를 점령하느냐'라고 물을 때 이 부분이 이해되지 않는다. 우리는 민간인과 군인을 보호할 권리가 없나. 비례적 대응은 과연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라파포트는 "많은 대화에서 넘나드는, 이스라엘 비판과 유대인 혐오 사이의 미세한 경계가 있다"며 "이스라엘의 (요르단강) 서안, 가자지구 점령을 비판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민간인 1천400명을 죽여도 괜찮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많은 이스라엘인의 분노와 좌절감은 외부로만 향하지 않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로도 향하고 있다.
전직 사회학·정치학 교수 베니 츠바이크는 네타냐후 총리에게 항의하기 위해 전쟁 첫날부터 광장에 나온다고 했다.
그는 2018년 카타르에서 가자지구로 수백만 달러 송금을 허용한 결정을 언급하며 "오래전에 하마스를 무너뜨려야 했지만, 네타냐후는 그 대신 카타르 자금 유입을 허용했다"고 비판했다.
최근 현지 싱크탱크 이스라엘민주주의연구소(IDI)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하마스와의 전쟁을 이끌 지도자로서 네타냐후 총리를 신뢰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7%에 그쳤다.
정부 지지율은 급락했지만, 하마스와 전쟁을 벌이는 결정은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우려한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유대계 이스라엘인 대부분의 확고한 지지를 받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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