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핵잠수함 중동 배치 이례적 공개…이란·대리세력 견제 포석

입력 2023-11-06 17:58
수정 2023-11-07 15:48
미, 핵잠수함 중동 배치 이례적 공개…이란·대리세력 견제 포석

시리아·이라크 주둔 미군 겨냥 공격 증가…2주간 최소 31차례

블링컨, 이라크 총리와 만나는 동안에도 이라크내 미군 기지 피격

미, 이란과 갈등 방지·'이란 지원' 민병대 억제 사이 균형 딜레마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미군이 중동지역에 오하이오급 잠수함을 배치했다며 이례적으로 사진을 공개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오하이오급 잠수함이 관할지역에 도착했다며 5일(현지시간) 페이스북, 엑스(X·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사진을 게시했다.

첨부된 사진은 잠수함이 수에즈 운하에서 카이로 북동쪽 알 살람 다리 아래를 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미 CNN 방송은 보도했다.

중부사령부는 다만 잠수함의 이름, 탄도미사일이 혹은 순항미사일 탑재 여부는 언급하지는 않았다.

미군이 탄도 미사일 잠수함대의 움직임이나 작전을 공개하는 일은 거의 없다.

이번 발표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이 중동 지역 파트너들과 연쇄 회담을 하는 가운데 나왔다. 블링컨 장관은 튀르키예, 이라크,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요르단, 키프로스 등을 방문했다.

미 해군은 이미 이 지역에 상륙준비단, 항공모함타격단 2개 등을 포함해 많은 자산을 배치한 데 이어 오하이오급 잠수함까지 파견한 것으로, CNN은 이번 발표가 중동 지역 적대세력을 겨냥한 억제의 메시지라고 전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중동 다른 지역으로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이란과 그 대리 세력에게 분명하게 견제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중동에 있는 미군에 대한 위협은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시리아, 이라크에 주둔한 미군 부대에 대한 공격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최근 2주간 이곳 미군기지에 최소 31차례의 공격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 이 공격의 배후를 주장하는 세력들은 이란과 연계된 무장 세력들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방부 관료들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발발 후 이란의 지원을 받는 세력들이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원에 반발해 미군을 공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공격으로 미군 최소 21명이 다쳤다.

이라크와 시리아에는 미군 약 2천500명, 900명이 각각 주둔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이란과의 갈등은 피하면서 이란이 지원하는 민병대는 억제하려는 조 바이든 미 정부의 딜레마를 보여준다고 WSJ은 진단했다.

예고 없이 이날 이라크를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미군을 위협하는 세력에 경고를 보냈다. 블링컨 장관은 "이란과 연계된 민병대의 위협과 공격은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우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러한 공격으로 군이 상당한 피해를 볼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는데, 이는 실제 미 국방부 관료들도 우려하는 점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전쟁 발발 후 미국은 2개의 항공모함단(함선 12척, 추가 병력 약 1천200명)과 방공시스템을 중동 지역에 보냈다. 그러나 더 많은 사상자가 나올 수 있다고 전임 사령관들은 경고하고 있다. 프랭크 매켄지 전 중부사령관은 이란이 대리세력들에게 더 정교한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며 치명적인 공격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군 부대를 향한 무장 공격은 이날도 계속됐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날 밤 시리아 북동쪽 알 하사카 지역에 있는 미군 기지에서 강력한 폭발음이 연달아 들렸다고 전쟁 감시 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가 밝혔다.

이 단체는 알 하사카 외곽의 카스락 기지에서 폭발음들이 들린 후 무인 비행체가 선회하는 모습이 보였다고 전했다. 다만 일상적인 군사훈련인지 고의적인 표적 공격인지는 확실치 않다.

전날에도 알 하사카 남쪽 알 샤다디 미군 기지 인근에서 폭발이 발생했다.

이날 블링컨 장관이 이라크를 깜짝 방문해 모하메드 시아 알수다니 이라크 총리와 회담하는 동안 이라크 서부에 있는 아인 알 아사드 미군 기지도 공격을 받았다.

EFE 통신은 친이란 세력인 이슬라믹 레지스턴스(Islasmic Resistance)라는 조직이 이 공격의 배후를 자처했다고 보도했다.

이슬라믹 레지스턴스는 이날 밤 성명을 내 자신들이 박격포 4발로 아인 알 아사드 기지를 공격했으며 목표물을 명중시킨 후 안전하게 철수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시리아 북동부 미군 기지에 대한 드론 공격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noma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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