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입장 유지하는 아시아지역 통화' 투자처로 인기
"루피아·페소·바트화가 최고"…남미쪽 투자엔 신중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자국 통화 방어를 위해 금리를 높게 유지하려는 아시아 국가 통화들이 투자처로 관심을 끌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웰스파고의 신흥시장 전략가인 브렌단 맥켄나는 인도네시아의 루피아화와 필리핀 페소화, 태국 바트화를 최고의 투자처로 꼽았다. 이들 지역 중앙은행이 매파적 입장을 유지하고 자국 통화를 방어할 수 있는 충분한 여력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투자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현재 아시아 지역 통화당국은 3개월 이상의 수입을 감당할 수 있는 외환보유고를 갖고 있다.
멕켄나 전략가는 "아시아는 앞으로 몇 달간 산타 랠리와 같은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면서 "중앙은행이 매파적 입장을 가진 지역 통화가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신흥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도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노동시장의 분위기가 식으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도 끝났다는 기대감이 강화돼 신흥국 통화 지수는 한 주 동안 0.9% 상승했다. 7월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으로, 지난 1년간의 약세를 뒤집는 것이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3개월 리스크 분석자료에 따르면 옵션 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중국과 인도, 대만, 한국 등의 통화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가장 낮은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 지역 통화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중국 위안화와 인도 루피화, 말레이시아 링깃화는 지난 30일 동안 환율 변동성이 가장 작았다.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미국과의 금리 격차 확대를 막기 위해 긴축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이 지역 통화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달 루피화 강세를 위해 금리를 인상했고, 필리핀은 물가 상승 압력을 억제하기 위해 다시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BNY 멜론 투자 관리의 아닌다 미트라는 "환율 유연성이 충분하고, 정책적인 시장 완충 장치가 있으며, 펀더멘털도 나쁘지 않고, 단기 부채 비율은 더 낮다"면서 "지금 아시아 지역의 성장 에너지는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의 상황과는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브라질, 칠레 등의 중앙은행은 금리를 계속 인하하고 있어 많은 투자자가 이들 지역 통화 투자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satw@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