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의 트럼프' 대선가도 최대 난적은 BTS·스위프트 팬들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극우파 하비에르 밀레이 후보(자유전진당)가 팝스타 팬덤이라는 뜻밖의 장애물을 만났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밀레이가 차기 대통령이 되려면 분노한 테일러 스위프트와 BTS 팬들을 우선 설득해야 한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일부 팬들은 밀레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팬 10명은 지난달 밀레이 후보의 결선 진출이 확정되자 '자유전진에 반대하는 스위프티스'라는 단체를 만들고 밀레이에게 반대표를 던질 것을 촉구하는 보도자료를 냈다.
이 단체는 "테일러가 자신의 나라에서 우파가 승리하지 못하도록 모든 것을 바치는 걸 보고 들으면서도 싸우지 않을 수 없다"며 "테일러가 말하듯 우리는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야 한다"고 밝혔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2020년 다큐멘터리에서 커리어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반대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발언은 최근 몇 주 동안 아르헨티나에 널리 퍼졌다. '자유전진에 반대하는 스위프티스'는 게시물에 '밀레이=트럼프'라고 적었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아르헨티나 대선 결선투표를 열흘 앞둔 오는 9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디 에라스 투어' 공연을 재개한다.
'자유전진에 반대하는 스위프티스'에서 활동하는 마카레나는 팬 140명이 왓츠앱 그룹을 만들어 콘서트장 바깥에 밀레이를 반대하는 포스터를 붙일 계획이며 다른 지역의 소규모 그룹과도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BTS 팬심은 밀레이의 러닝메이트인 빅토리아 비야루엘 부통령 후보가 건드렸다.
그는 2020년 트위터에서 "BTS는 성병 이름 같다", "저는 분홍색 머리를 한 한국인을 싫어해요" 등 혐오성 발언을 한 사실이 최근 도마에 올랐다.
결선투표에 진출한 이후 과거 트윗으로 논란이 일자 "1천년 지난 재미있는 트윗 채팅 알람이 이렇게 쏟아지게 돼 미안하다"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응수해 화를 키웠다.
BTS 멤버들이 아르헨티나 대선에 대해 언급한 적은 없다. 그러나 BTS 팬들은 2020년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열린 트럼프 집회에 좌석을 예약하고 나타나지 않아 빈자리를 늘릴 만큼 정치적 힘을 갖고 있다고 NYT는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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