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당국, 연방정부 사이버테러 '러 해커 소행' 판단
"우크라 대통령 비디오 연설·전쟁물자법 개정논의 시점 등에 발생"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올해 6월 스위스 연방정부와 연방의회 홈페이지 등을 접속 불능 상태로 만들었던 사이버공격은 러시아 해커그룹이 정치적 동기에서 벌인 일이라고 스위스 당국이 판단했다.
3일(현지시간) 스위스 연방정부 국가사이버보안센터(NCSC)가 발간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공공기관 웹사이트에서 잇따라 발생한 작동 중단 사태는 러시아 핵티비스트(정치·사회적 목적을 위해 활동하는 해커)의 공격으로 파악됐다.
당시 스위스 연방정부가 관리하는 포털사이트(www.admin.ch)를 비롯해 여러 행정부처 웹사이트 및 모바일 앱에서는 접속 불능 상태가 되는 일이 이어졌다.
일주일 간격을 두고 연방의회 웹사이트도 분산서비스거부(DDoS·디도스) 공격을 받았다. 디도스 공격은 대량의 데이터를 전송해 시스템 장애를 일으키는 사이버 공격을 의미한다.
이후 우체국과 철도 서비스, 공항 등 공공 서비스 홈페이지와 주(州) 정부 웹사이트 등에도 사이버 테러가 이어졌다.
NCSC는 이 같은 공격의 주체가 러시아 해커그룹이라고 판단하면서 이들의 정치적 동기가 있다고 분석했다.
공격 발생 시점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스위스 연방의회 비디오 연설이 있던 시점이거나 연방상원이 전쟁물자법을 개정해 우크라이나로 스위스산 무기 반입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하던 때라고 NCSC는 설명했다.
스위스는 사이버 테러 대응 강도를 높이고 있다.
NCSC는 신원을 감추고 사이버 공간에서 활동하는 비밀 사이버 요원을 활용해 올해 말까지 해커 관련 정보를 비롯해 사이버 테러를 방지하기 위한 각종 정보를 수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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