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시아의 핵실험금지조약 비준철회 깊이 우려"

입력 2023-11-03 03:04
美 "러시아의 핵실험금지조약 비준철회 깊이 우려"

블링컨 국무장관 성명 "국제 군비통제체제 신뢰 후퇴"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러시아의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 철회 발표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2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불행히도 이는 우리를 CTBT의 발효 쪽이 아닌 잘못된 방향으로 이끄는 중대 행보를 의미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의 조치는 국제 군비통제체제에 대한 신뢰를 후퇴시키는 역할만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우리는 핵무기 폭발 실험과 CTBT와 관련한 러시아의 최근 발언의 무책임함을 계속 강조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또 "미국은 CTBT 발효에 주력하고 있다"며 핵실험 관련 국제적 규범을 지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CTBT 철회 법안에 서명했다. 지난달 5일 발다이 토론 연설에서 "원칙적으로는 미국이 조약에 서명은 하고 비준하지 않은 것과 똑같이 행동하는 게 가능하다"며 CTBT 비준 철회 가능성을 언급한 지 약 4주만에 실제 비준 철회를 단행한 것이다.

1996년 9월 24일 유엔 총회에서 승인된 CTBT는 모든 핵실험을 금지하는 조약으로, 러시아는 1996년 이 조약에 서명하고 2000년 비준했으나, 미국은 1996년 서명만 하고 비준하지 않았다.

이 조약에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거나 개발 가능성이 있는 44개국 중 8개국이 비준하지 않아 발효되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이집트, 이스라엘, 이란, 중국이 비준하지 않았고, 인도, 북한, 파키스탄은 서명도 안 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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