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운명 안갯속…'새 안보체제' 과도통치안 등 거론
하마스 해체 뒤 공백 찾으려 주변국 비공개 논의중
'군대 임시주둔' 공감대…과도통치 주체 두고 논쟁
미국 "결국에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통치" 입장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없는 가자지구의 통치 방식을 두고 관측이 무성하다.
현재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전쟁이 이스라엘이 기대한 결과대로 끝날 때를 전제하고 나오는 얘기다.
이스라엘 정부는 하마스를 극단주의 테러 위협으로 보고 군사 조직뿐만 아니라 통치역량까지 완전히 해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 때문에 종전 후에 통치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는 중동의 새 안보환경과 직결되는 시급한 관심사로 부상했다.
앞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크네세트(의회) 외교 국방위원회에 출석, 가자지구 전쟁은 3단계로 진행될 것이라며 궁극적 목표는 새로운 안보체계를 구축하는데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일단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점령은 논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장악과 통치에 반대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스라엘 정부도 하마스 제거 뒤 자국이 가자지구를 재점령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미국, 이스라엘을 비롯한 주변국은 일단 가자지구에 국제사회가 지지하는 군대를 배치하는 방안을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블룸버그 통신은 가자지구를 관리·감독할 주체로 중동국들, 평화유지군, 유엔이 거론된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첫 번째 선택지는 중동 국가들이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군대의 지원을 받아 가자지구를 임시 통치하는 방안이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 같은 방안이 비공개로 논의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로서 미군 파병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했다.
크리스 밴 홀런(민주) 상원의원은 "다국적군을 결성하는 얘기가 계속되지만 아주 초기 단계이고 허술하다"고 말했다.
홀런 의원은 "그다음에 무엇이 오든지 일종의 다국적군을 가자지구에 과도기적으로 두는 것은 중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싱크탱크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는 가자지구에 중동 주변국들이 함께 참여하는 과도 통치지구 설립을 지난 17일 제안하기도 했다.
이집트, 요르단,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모로코 등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체결한 아랍 5개국이 일시적으로 통치하는 내용이다.
두 번째로 거론되는 선택지는 이집트 시나이반도와 그 주변에 배치된 다국적군 감시단(MFO)을 모델로 한 평화유지군의 주둔이다.
블룸버그는 일단 이스라엘이 이 선택지를 고려할 가치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세 번째는 유엔이 전 세계를 대표해 가자지구를 임시로 통치하는 방안이다.
이 선택지는 유엔이 정통성을 보장한다는 이점이 있지만 이스라엘이 실효성이 없다며 싫어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결론에 큰 입김을 넣을 수 있는 미국 정부는 과도기가 있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결국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가자지구를 통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다시 활성화한 효과적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통치권을 갖고 궁극적으로 가자지구의 안보를 책임지는 게 가장 합당한 시점이 언젠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지난 1일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게 가자지구를 통치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 같은 입장은 미국이 그간 중동정책의 한 축으로 견지해온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2국가 공존 해법과 맥락이 같다.
블링컨 장관은 3일 이스라엘을 찾아 이 같은 기조를 토대로 이스라엘, 요르단과 가자지구 사태의 출구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다.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블링컨 장관이 이스라엘 방문 때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에 궁극적으로 팔레스타인 국가가 수립되는 것을 지지한다는 미국의 입장을 재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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