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이스라엘 계속 공격"…예멘후티 장거리공습 이유는

입력 2023-11-02 09:22
[이·팔 전쟁] "이스라엘 계속 공격"…예멘후티 장거리공습 이유는

"개입 지속해 하마스 지지"…며칠째 드론·미사일 공격 되풀이

이란 지원받는 '저항의 축'…"미국·이스라엘 죽여라" 무장투쟁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예멘의 친이란 무장세력 후티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에 지속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로이터,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예멘 반군 후티의 대변인 야흐야 사리아는 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침공을 중단할 때까지 공습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사리아는 "가자지구에 있는 우리의 형제들에 대한 이스라엘의 침공이 멈출 때까지 예멘과 다른 전세계 무슬림의 명령과 요구를 받들어 압제당하는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군사작전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직전까지 수시간에 걸쳐 표적물을 향해 많은 수의 드론(무인기)을 발사해 모두 명중시켰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전면 해체한다는 목표 하에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인 가자지구에 들어가 하마스 조직원을 살해하고 기반시설을 파괴하는 작전을 펴고 있다.

후티의 지속적 개입 선언은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전에 반발해 '레드라인(대응을 촉발하는 기준선)을 넘었다'고 규정한 뒤에 이뤄졌다.

이란은 후티, 레바논 헤즈볼라 등 이스라엘과 미국을 향한 적대감을 공유하는 중동 내 시아파 무장세력을 지원하고 배후에서 조종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예멘은 이스라엘에서 남쪽으로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를 건너 2천㎞ 정도 떨어져있다.

공습 규모, 타격 성과에 대한 설명은 다르지만 후티가 실제로 이스라엘을 향해 드론과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사실로 보인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이스라엘 동남부에 있는 홍해 휴양도시에 드론과 미사일 공습 시도가 있었다.

예멘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시인했다.

이스라엘군은 전투기와 중고도 방공망 '애로'(Arrow)로 이들 '적대적 목표물'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주변국 이집트도 홍해에서 북쪽으로 날아가는 드론에 대응했다고 밝힌 바 있다.

중동정세는 후티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에 개입하면서 다시 한번 뒤틀릴 것으로 관측된다.

후티는 1990년대 후반 이슬람 시아파 분파인 자이드의 부흥 운동을 벌이며 예멘 정부, 수니파 맹주 사우디와 갈등을 빚었다.

이 세력은 예멘 정부군, 국경을 맞댄 사우디를 상대로 게릴라전을 벌이다가 2014년에는 예멘 수도 사나를 점령하며 내전을 촉발했다.

현재 후티는 예멘 북부와 인구가 많은 다수 도시를 장악하며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는 남부 예멘에 있는 정부와 대치하고 있다.

사우디는 이란이 후티를 통해 자국 국경까지 세력을 확장하자 2015년 내전에 개입해 예멘 정부군을 군사적으로 지원했다.



후티는 그 과정에서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에 있는 석유 시설을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습하는 등 장거리 타격력을 일부 입증했다.

최근 사우디는 중동의 화해 기류 속에 예멘 내전에서 발을 빼기 위해 후티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었다.

사우디는 이란과 관계를 정상화한 뒤 이스라엘과 수교를 앞두고 있었으나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으로 어정쩡한 위치에 몰렸다.

로이터 통신은 후티의 이스라엘 공격에 따라 사우디가 다시 분쟁에 휘말릴 위험이 커졌다고 내다봤다.

시아파 후티는 하마스가 수니파이지만 정치적 견해가 같은 까닭에 지지하고 있다.

후티는 레바논 헤즈볼라,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와 함께 미국과 이스라엘에 맞서는 '저항의 축'을 자처한다.

이른바 '시아파 벨트'로 불리는 이들 이란의 대리세력은 이스라엘을 침략자로 간주하고 무력투쟁을 해방의 돌파구로 삼는다.

로이터 통신은 후티의 슬로건이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 유대인을 저주하고 이슬람에 승리를 안기자'라고 소개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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