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美 기준금리 동결' 거의 확신…"매파적 동결될 듯"
내일 새벽 美 FOMC 최대 관전 포인트는 파월의 메시지
'국채 금리 급등에 따른 경제적 효과성 평가'에 질문 세례 예상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가오는 기준금리 결정 회의 때 이변이 없는 한 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은 '매파적 동결'(Hawkish Pause)이 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내놓을 메시지에 집중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연준은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한국시간 2일 오전 3시 기준금리를 발표한다.
시장은 22년 만에 최고 수준인 현 5.25~5.50%의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거의 확신하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11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현재 97.7%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관심은 기준금리 발표 30분 뒤 이뤄지는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에 쏠린다.
이번 회의에서 동결하더라도 12월 이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매파적 동결'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내다봤다.
글로벌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토머스 시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가 호조를 보이고 있고 인플레이션은 아직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면서 "그들은 한 번 더 금리를 인상해야 할 수 있다고 계속해서 말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금리선물 시장이 보는 12월 회의에서 0.25%포인트 인상과 동결 확률은 각각 29.1%와 69.3%다.
지난 9월까지만 해도 대다수 연준 인사는 올해 한 차례의 추가 인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근 일부 관리는 예상보다 뜨거운 경제지표가 나타나지 않는 한 추가 인상이 필요하지 않다는 쪽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들이 긴축은 충분하지 않다는 우려에 집중했던 1년 전과는 크게 달라진 것이다.
이번에도 금리를 바꾸지 않는다면 2회 연속 동결인 가운데 연준 관리들이 자신들이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에 대해 어떻게 결론 내리느냐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판단 내린다면 차기 회의에서 금리는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고 반대라면 추가 인상 가능성을 키우게 된다.
최근 소비 지출과 고용이 증가하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은 지난 6월 이후 현저한 둔화세를 보여 연준 관리들은 어떻게 이를 해석해야 할지 난감해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은 경제 활동이 둔화하면 완화된다.
하지만, 현재의 이례적 현상은 앞으로 경제와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한 불확실성 아래 관리들을 처하게 했다.
경제가 지속적으로 활력을 보인다면 추가적인 긴축 없이 인플레이션이 계속 둔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부채질하게 된다.
반대로 성장 둔화는 추가 금리 인상 없이 가격 압력이 계속 낮아질 것이라는 자신감을 줄 수 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7%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 4~9월 연율 2.8%로 내려온 상황이다.
파월 의장은 연준 내 이코노미스트들과 정책 입안자들이 차입 비용 상승에 따른 잠재적인 경제적 효과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질문 세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연설에서 "국채 금리 상승이 지속되면 제한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필요성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국채 수익률 급등이 물가를 잡기 위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과 비슷한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지난달 글로벌 채권 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5%를 찍었고, 이에 따라 30년 만기 고정금리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도 2000년 이후 처음 8%에 육박하고 있다.
에릭 로젠그렌 전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통화정책 과정에서 고려돼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nfo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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