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스라엘, '전후' 가자지구에 다국적군 배치 등 검토"

입력 2023-11-01 09:40
"미·이스라엘, '전후' 가자지구에 다국적군 배치 등 검토"

블룸버그 소식통 인용 보도…블링컨도 "다양한 순열" 언급

다국적군·1979년식 평화유지군·유엔 감독 등 세가지 방안

아직 초기 단계 논의…"바이든엔 소수 미군 배치라도 정치적 리스크"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무장정파 하마스 소탕이 이뤄지면 현지에 미군을 포함한 다국적군을 두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이같은 논의는 지난달 말부터 이스라엘이 지상 작전을 확대하는 데 따라 가자지구의 미래와 관련한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는 절박감에서 촉발됐다.

현재 검토되는 방안은 모두 세 가지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우선 미군을 포함한 다국적군을 배치하는 방안, 두 번째로 1979년 이집트-이스라엘 평화조약을 모델로 한 평화유지군을 설립하는 방안, 세 번째로 잠시 유엔이 가자지구를 감독하는 방안이다.

소식통들은 이같은 논의가 여전히 초기 단계에 있으며,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또한 미 당국자 일부는 이들 방안이 시기상조라거나 가능성이 작다고 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다만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상원에 출석한 자리에서 미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가 가자지구에서 하마스가 소탕된 이후 미래와 관련해 여러 옵션을 놓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하마스가 가자를 관리하는 현 상태로 돌아갈 수는 없다. 우리는 또한 이스라엘이 가자를 관리하거나 통제하도록 할 수도 없다"면서 이같은 입장 사이에서 "우리가 현재 매우 면밀하게 보고 있는 여러 가지 다양한 순열이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지난 7일 하마스 기습으로 시작된 이번 전쟁에서 하마스 섬멸을 목표로 내걸면서도 가자지구를 점령할 의도는 없다고 언급해왔다.

그러면서도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계속 통치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이스라엘 입장이다.

이번에 소식통들이 언급한 세 가지 방안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이스라엘, 걸프국가들에도 정치적 위험을 안기는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소규모라고 해도 험지에 미군을 배치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위험을 부를 수 있다고 본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미국은 이같은 결정을 내리는 데 근접하지 않았다고 이 소식통은 강조했다.

아랍 국가들도 이러한 방안에 참여하는 데 관심이 있을지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다른 소식통은 전했다.

궁극적으로는 바이든 대통령을 포함한 미 당국자들은 팔레스타인 주권 국가를 포함한 종착지에 이르는 게 필요하다고 언급해왔지만, 정확하게 어떻게 거기까지 도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논의에서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이 전한 첫 번째 방안은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부대의 지원을 받아 가자 지역 국가들에 임시 감독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 방안에는 이상적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같은 아랍 국가 대표단도 포함된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다.

두 번째 방안은 1979년 이집트-이스라엘 평화조약에서 나온 다국적 군 및 참관인(MFO)을 본떠 평화유지군을 보내는 것이다.

MFO는 시나이 반도와 주변에서 활동하며 이집트와 이스라엘 간 평화조약을 이행한다. 이스라엘은 이 방안을 검토할 만하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 번째 방안은 유엔 아래 가자지구의 잠정 통치를 맡기는 것으로, 유엔이 부여한 적법성이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스라엘은 이를 비현실적인 것으로 본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newgla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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