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유가] 지표 부진·중동 갈등 주시 속 하락
(뉴욕=연합뉴스) 윤영숙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유가는 중국과 유럽 등지의 경제 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하락했다.
3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29달러(1.57%) 떨어진 배럴당 81.0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이틀 연속 하락했다. 이틀간 하락률은 5.28%에 달한다.
이날 종가는 지난 8월 28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유가는 지정학적 긴장에도 이달에만 10.76% 하락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은 심화되고 있으나, 해당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하지 않으면서 원유 공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이날 유가는 중국과 유럽의 지표가 부진하게 나온 것이 영향을 미쳤다.
앞서 아시아 시장에서 발표된 중국의 10월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가 50 아래로 떨어지면서 제조업 경기가 다시 위축 국면으로 돌아선 것으로 나왔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10월 제조업 PMI는 49.5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와 전월치인 50.2를 모두 밑도는 것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1%를 기록해 역성장했다. 이날 수치는 예비치라 수정될 수 있으나 유럽의 경기가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로존의 GDP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은 2022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유로존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도 2.9%로 잠정 집계돼 직전월의 4.3%에서 크게 둔화했다. 이날 수치는 2년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이 종결될 가능성을 높였다.
반면 공급은 늘어나고 있다. 미 에너지 정보청(EIA)이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8월 원유 생산은 역대 최대인 하루 1천305만배럴을 기록했다.
맥쿼리의 전략가들은 보고서에서 유가에 대해 약세 관점을 유지한다면서도 중동 갈등과 관련한 상승 위험도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갈등이 실질적으로 고조되지 않는다면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위험 프리미엄이 빠져나가려면 전면적인 갈등 해소까지는 필요하지 않더라도 "지금의 가격 하락 속도에 놀랐다"고 말했다.
ING의 워런 패터슨은 보고서에서 가장 큰 우려는 이란산 원유를 둘러싼 문제라며 미국이 이란 수출에 대한 제재를 더 엄격하게 시행할 경우 하루 최대 100만배럴의 원유가 시장에서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다만 "해당 지역에 실질적인 공급 차질이 없는 상황에서 유가가 위쪽으로 지속해서 크게 상승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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