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진핑의 미중 정상회담 참석 공식 확인 안 하고 있어"

입력 2023-10-31 11:14
"中, 시진핑의 미중 정상회담 참석 공식 확인 안 하고 있어"

SCMP 보도…"중국, 시진핑 방미 중 또는 전후에 당황하는 걸 원치 않아"

'새로운 대중 제재 발표않겠다' 미국 약속 받으려는 의도 분석도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 당국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미중 정상회담 참석을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1일 보도했다.

내달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중 정상회담 개최가 합의됐으나, 향후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도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SCMP는 분석가들을 인용해 현재 미중 간에 신뢰 수준이 낮은 상황에서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내에서 시 주석이 당황할 사건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을 중국 당국이 우려하고 있다고 짚었다.

중국의 이런 태도는 시 주석의 미국 방미 기간 또는 전후로 대(對)중국 새 제재 등을 발표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약속을 받아내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싱크탱크 저먼마셜펀드의 보니 글레이저 인도·태평양 프로그램 전무이사는 "중국은 자국 지도자가 미중 정상회담 전후 또는 회담 기간에 당황하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시 주석이 미국을 방문해 가진 2017년 4월 6∼7일 정상회담 기간에 미군의 시리아 공격을 명령해 시 주석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이 때문에 시 주석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단독회담 및 공동 기자회견도 생략한 채 정상회담을 마무리해야 했다.

내달 APEC 계기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서도 중국 당국은 미국이 경제·안보 이슈 또는 대만 문제 등과 관련한 대중 제재를 꺼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실제 첨단반도체와 인공지능(AI) 분야의 중국 접근을 차단한 미국의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에 맞서 중국은 갈륨·게르마늄·흑연 등 핵심 원자재 수출 통제 등으로 갈등과 대립을 고조시켜왔다. 중국은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새 제재 카드를 꺼낼 수 있다고 본다.

아울러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중 세력 집권을 갈망하는 중국은 미국이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에 군사·안보·경제 지원을 해 선거 구도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중국은 또 최근 남중국해에서의 중국과 필리핀 간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미국의 개입 시도 역시 경계하고 있다.

앞서 지난 27일(미국 현지시간) AP통신은 익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 간에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정상회담 개최가 합의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29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부장은 "(중국과 미국) 양측은 (다음 달) 샌프란시스코 정상회의를 실현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데 합의했다"면서도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길'은 순탄하지 않을 것이고, '자율주행'에 맡겨둘 수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은 특히 미국에 신냉전·중국의 체제 변경·동맹 강화를 통한 반(反)중국을 추구하지 않고,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으며, 중국과의 충돌 방지라는 이른바 '5불(不)'을 약속한 작년 11월 인도네시아 발리 APEC 정상회의 계기의 미중 정상회담 합의를 이행하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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