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바라크 前 이 총리 "두 국가 해법, 유일한 길"
英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전쟁 후 가자지구 통치권 팔 자치정부에 넘겨야"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에후드 바라크 전 이스라엘 총리는 29일(현지시간) 역내 안정을 위해선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몰아내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통치권을 넘겨받아 이스라엘과 두 국가로 존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라크 전 총리는 이날 공개된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지와 인터뷰에서 '두 국가 해법'은 이스라엘이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유일한 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두 국가 해법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분쟁을 종결하기 위해 팔레스타인을 독립국가로 인정해 이스라엘과 공존하도록 하는 방안을 말한다.
노동당 출신인 바라크 전 총리는 1999∼2001년 총리직을 수행했다. 2007∼2013년엔 국방부 장관을 지냈다.
바라크 전 총리는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아랍권의 우려를 무시한 네타냐후 총리의 결정이 현재의 위기를 만든 주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모든 사건은 팔레스타인 문제를 완전히 무시하고도 아랍 세계와 평화를 이룰 수 있다는 네타냐후의 생각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의 단기적 정치적 이득을 위해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의 신뢰도를 무너뜨리고 하마스의 힘을 키워줬다고 비판했다.
여기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을 두 국가로 두지 않으려는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계산이 깔렸다는 게 바라크 전 총리의 시각이다.
바라크 전 총리는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정치적·군사적으로 완전히 제거되더라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점령하거나 통치하는 것엔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대신 이번 전쟁이 끝나면 마무드 아바스 수반이 이끄는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에 통치권이 이양되길 희망하고 있다.
바라크 전 총리는 과거 아바스 수반이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와의 권력 투쟁에서 밀려난 뒤 "이스라엘의 총검에 앉아있는 가자지구에서 다시 권력을 잡을 여유가 없다"고 말했지만, 지금은 아바스 수반이 가자지구를 통치하기에 다소 유리하게 상황이 변했다고 말한다.
그는 "이스라엘은 이집트, 요르단과 15년 동안 안정된 평화를 유지해왔고, 3주 전까지만 해도 사우디아라비아와 3자 협상이 진행 중이었다"며 자치정부의 가자지구 통치를 위해 "국제적 지원을 받는 다국적 아랍군이 창설돼 자치정부가 통치권을 확립하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일부 서방 지도자는 팔레스타인인들 사이에서 자치정부의 지지도가 낮고, 북쪽의 다른 무장 단체들의 세력 확장에 맞서 서안지구 내 통제권을 유지하기도 힘든 상황이라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고 텔레그래프지는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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