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증시 부진에 파생상품 손실 우려…"지수선물 매도 촉발 가능"
홍콩H지수 구조화 채권 국내 투자 손실 우려 목소리도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최근 몇 달 사이 중국 증시의 약세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주가지수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이와 관련된 지수 선물 매도세가 촉발돼 주가 하방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 중국 주가지수가 '녹인'(knock-in·손실 발생) 구간 아래로 떨어질 경우 만기가 도래하는 '스노우볼' 파생상품 투자자들이 손실에 직면하게 된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예를 들어 중국 상하이·선전 증시에 상장된 소형주들로 구성된 'CSI 스몰캡 500지수'와 관련된 상품은 평균 4,865 이하에서 녹인 구간에 진입한다는 게 중국 금융투자사 중국국제금융(CICC)의 설명이다.
이 지수는 지난해 20.3% 하락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6.3%가량 빠진 상태다.
다만 중국 정부의 1조 위안(약 184조원) 규모 국채 발행 계획 발표 등에 힘입어 최근 4거래일 연속 상승했으며, 이날은 전장 대비 1.72% 오른 5492.027로 장을 마쳤다.
스노우볼 파생상품은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범위를 유지할 경우 채권처럼 이자를 지급하며 2021년 중국 기관투자자와 부유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7월 말 기준 역내 스노우볼 파생상품 규모는 2천억 위안(약 37조원)이다.
문제는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을 비롯한 중국 부동산업계의 경영난이 이어지고 경제 전반의 성장세도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면서, 올해 중국 증시는 연초에 있었던 '위드 코로나' 랠리 기대와 달리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후이푸롄허 자산운용의 위잉보 펀드매니저는 "(녹인 구간 진입으로) 지수 선물에 대한 강제처분이 발생할 경우 여파가 확산할 수 있다"면서 "파생상품 가격 하락으로 투자 심리가 타격을 받거나 주가 상승에 대한 투자 포지션이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당국이 최근 이러한 상품을 투자자들에게 안전자산으로 홍보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감독을 강화해왔다고 평가했다.
반면 CICC는 이러한 상황이 와도 현물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면서, 전체 선물 시장에서 해당 상품의 비중이 작고 다양한 방법으로 관련 포지션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에서도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구조화 채권에 수십억 달러가 투자된 만큼, 주가 하락으로 국내 투자자들의 손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HSCEI는 지난해 23.3% 하락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11%가량 빠진 상태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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