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이스라엘 가자국경 '초긴장'…부랴부랴 피란·민병대 조직
하마스 기습에 폐허…지상전 예상에 수십만명 대피
주민들 "정규군 올 때까지 20분만 버티자" 부대 결성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지상군 전면전 관측 속에 가자지구 접경지에 사는 이스라엘 민간인들도 고도로 긴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5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에 따르면 이달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한 이래 지금까지 집을 떠나 피란길에 오른 이들은 수십만명에 이른다.
가자지구와 국경을 맞댄 이스라엘 마을 다수는 이미 폐허가 된 것으로 전해진다.
피란민 대다수는 네티봇, 아슈켈론 등 가자지구와 가까운 이스라엘 남부 도시에서 나왔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기습 직후부터 하마스의 전면 해체를 목표로 세우고 그 근거지인 가자지구 북부에 지상군을 투입하겠다고 경고해왔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전면 지상전을 다시 경고하듯 밤새 전차를 몰고 국경을 넘어 가자지구에 침투해 하마스의 군사 자산을 파괴하고 돌아왔다.
접경지 이스라엘 주민은 하마스 측 공격에 대비해 자신들을 지킬 민병대까지 꾸렸다. 교전 발생 시 정규군이 도착할 때까지 시간을 벌기 위해서다.
예컨대 남부 레임 키부츠 출신 임리 부딘은 다른 주민 5명과 민병대를 구성해 총을 들고 매일 순찰을 돈다.
레임 키부츠는 이스라엘과 가자지구를 가르는 철조망에서 불과 5㎞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로켓포가 날아오는 소리나 총격전을 피해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는 일은 이제 일상이 됐다.
부딘은 "군대가 올 때까지 8∼20분 정도만 버티면 된다. 그것이 우리가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개전 첫날인 7일에는 이스라엘군이 늦게 도착한 탓에 이들 민간 자위대가 약 6시간 동안 하마스를 막아야 했다고 CBS는 전했다.
인구 약 4만 명을 거느린 네티봇 상황도 비슷하다.
이 도시에서도 민간인으로 구성된 팀이 24시간 보안 카메라를 살피며 하마스 동태를 살피고 있다.
긴급 출동 대원 중 하나인 올리 마사스는 가자시티가 지평선 바로 너머로 보일 정도로 가깝다면서 "사람들이 겁에 질렸다"고 우려했다.
하마스의 공격으로 수많은 사람이 숨지면서 이스라엘인이 자국 안보 등과 관련한 자신감을 잃었다는 설명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억류한 인질이 220여 명에 달한다고 추산한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 탱크 등을 투입해 비교적 대규모 심야 공격을 가한 뒤 철수했다고 26일 밝혔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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