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퀸즐랜드 산불로 2명 사망…"화재, 내년까지 계속될 듯"
주택지로 불 번져 350명 대피…엘니뇨로 덥고 건조한 날씨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호주 동부에서 건조하고 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산불도 계속되고 있다. 이번 화재로 2명이 숨졌으며 350명이 불을 피해 대피한 상황이다.
26일(현지시간) 호주 AAP 통신 등에 따르면 호주 퀸즐랜드주 소방 당국은 주 전역에서 100건 이상의 화재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날만 20건의 화재가 발생한 상태다.
가장 큰 피해를 본 곳은 브리즈번에서 서쪽으로 250㎞ 정도 떨어진 웨스턴 다운스 지역이다. 벌써 110㎢가 넘는 산림이 불탔고 주택 16채가 소실됐다. 또 화재로 인해 2명이 숨졌다.
지난밤 비가 내리면서 화재 경보가 주의 단계로 내려갔지만, 주민들은 아직 귀가하지 못하고 있다. 비가 그친 뒤 기온이 올라가고 바람이 많이 불면서 화재 위험도 다시 커지고 있어서다.
퀸즐랜드주 남서쪽 달링 다운스 지역도 화재로 30㎢ 규모의 산림이 불에 탔으며 집 1채가 소실됐다. 퀸즐랜드주와 마주하고 있는 뉴사우스웨일스(NSW)주에서도 소방관들이 약 70건의 화재와 싸우고 있다.
이처럼 산불이 계속되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엘니뇨 현상으로 덥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엘니뇨는 적도 지역 태평양 동쪽의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이다.
호주 기상청은 지난달 태평양 상공에서 엘니뇨 기상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며 공식적으로 엘니뇨 현상이 시작됐다고 선언한 바 있다.
호주 소방 당국은 여름이 다가오면서 이번 엘니뇨의 영향으로 2019∼2020년 호주를 뒤덮었던 최악의 산불과 가뭄 현상이 다시 나타날 것으로 우려한다.
퀸즐랜드 소방청의 워런 버클리 청장 대행은 큰비가 내리기 전까진 이번 화재가 오랫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크리스마스를 지나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호주에서는 2019년 봄부터 6개월 넘게 산불이 이어졌으며 우리나라 국토 면적의 약 2배 규모인 산림 18만6천㎢가 불에 탔다.
호주 왕립위원회는 당시 화재로 사망한 사람은 33명이었지만, 연기 흡입 등 간접 영향으로 사망한 사람은 445명에 달하며 20억 호주달러(약 1조7천억 원)의 보건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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