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또 잠식될라'…EU, 풍력산업 자금조달 늘리고 허가 가속화
'풍력산업 액션플랜' 발표…과도한 역외보조금도 필요시 조사 방침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풍력산업에 대한 자금지원을 강화하고 신규 시설 허가를 가속하는 등 포괄적인 육성 대책을 추진한다.
EU 집행위원회는 24일(현지시간) 집행위원단 주간 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유럽 풍력산업 액션 플랜'을 발표했다.
이번 조처는 EU가 2030년 목표치로 설정한 재생에너지 비중 42.5% 달성을 가속하기 위한 대책의 일환이다. 지난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연례 정책연설에서 예고한 것이기도 하다.
풍력 발전은 EU에서 생산되는 재생에너지의 중심에 있으나, 2022년 기준 풍력 발전량은 204기가와트(GW)로, 2030년까지 목표치인 500GW 이상을 달성하기엔 아직 부족하다는 게 EU 판단이다.
새 계획에 따르면 EU는 매년 발전량 37GW 확충을 목표로 신규 풍력 사업 허가 기간을 대폭 단축할 계획이다. 현재는 허가를 받는 데만 길게는 7년가량 걸린다고 EU 당국자는 설명했다.
원활한 자금 조달 계획도 추진된다.
EU 혁신기금(Innovation Fund)상 청정기술 지원에 할당된 예산이 기존 두 배 수준인 14억 유로(2조 40억원 상당)로 확대돼 풍력산업 분야에 대한 보조금이 늘어날 전망이다. 유럽투자은행(EIB)을 통한 자금조달 확대도 강구할 방침이다.
EU는 '공정한 경쟁의 장' 보장을 명분으로 역외에서 과도한 보조금 혜택을 받고 EU 시장에 진출하는 제3국 풍력산업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필요시 상계관세 부과를 위한 반(反)보조금 조사 등이 개시될 수 있다. 사실상 중국을 염두에 둔 조처로 평가된다.
EU는 과거 한때 태양광 분야를 선도했으나 당시 중국 태양광 업체들이 저가 물량 공세를 퍼부으면서 현재는 사실상 중국산에 잠식됐다.
현재 EU에서 사용되는 태양광 패널 대부분이 중국산이다.
EU 풍력 부문의 경우 지난해 4억6천200만 유로(6천613억원)의 대(對)중국 무역적자를 기록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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