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우크라로 유입되는 투자 자금…전쟁·부패 등 난관 여전
1∼8월 FDI 규모 4조1천억…국채 가격은 5월 대비 50%가량 상승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러시아와의 전쟁을 이어가고 있는 우크라이나로 다시 외국 투자 자금이 유입되고 있지만, 전쟁 상황을 비롯해 부패와 경제 불안정 등 극복해야 할 난관들도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는 1∼8월 31억 달러(약 4조1천억원)를 기록해 소폭 감소했던 지난해보다 사정이 개선됐다.
우크라이나 역외 국채 가격도 여전히 할인 폭이 크지만 지난 5월 대비로는 50%가량 상승한 상태다.
독일 종자업체 바이엘은 최근 키이우 서부의 공장 확장을 위한 6천만 달러(약 806억원) 규모 공사에 들어갔고, 스위스 식품업체 네슬레는 우크라이나 내 라면 공장 확장 작업을 진행 중이다.
우크라이나 당국이 자금 유치를 모색 중인 프로젝트도 2천700만 달러(약 362억원) 규모 토마토 가공공장, 1억1천800만 달러(약 1천585억원) 규모 벽돌 공장 등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및 자산 저가 매수를 목표로 하는 투자 자금들이 우크라이나로 흘러들고 있다는 게 WSJ의 설명이다
미국 자산운용업체인 시카고 애틀랜틱은 우크라이나 주택 건설업체에 대출해주거나 공업단지 건설 장기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식으로 2억5천만 달러(약 3천360억원) 투자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20%가량의 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시카고 애틀랜틱 관계자는 "둘 중 하나다.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지면 우리는 모두 잃을 것이고, 이긴다면 우리가 기대했던 것이나 그 이상의 이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재건 비용이 1조 달러(약 1천344조원)를 넘길 것이라는 관측 속에, 주류 투자기관들 다수는 아직 교전 지역에 투자하기를 망설이고 있으며 재건 과정에서 여러 난관도 거론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로부터 되찾은 지역들에서는 노동력 부족, 지뢰 매설, 대출 부족 등의 문제에 직면한 상태다.
신규 건설사업에는 방공호 설치가 의무화되었고 안전요원 고용, 보험 등에도 추가 비용이 들고 있다. 전쟁지역 보험을 위해서는 하루 1천500달러(약 200만원)가량이 추가로 드는 식이다.
우크라이나 기업들에 투자한 코페르닉 글로벌 인베스터스 관계자는 아직 수익을 내지 못했으며 전쟁 전에도 부패, 통화 불안정, 기업 거버넌스 등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란·시에라리온 등과 비슷한 수준으로 글로벌 부패 순위 명단의 상위에 위치한 바 있다. 부패와 정치 불안정 등이 외국인 투자 저해 요소로 꼽혀왔는데, 우크라이나 정부는 최근 몇 년간 반부패 노력과 사법 개정 등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미국 공화당 일각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안을 강력히 반대하는 것도 우크라이나 경제 전망에 부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안드리 피시니 우크라이나 중앙은행 총재는 "미국의 지원은 중요하고 결정적"이라면서 "미국으로부터 정기적인 자금지원이 없어진다면 (최근 경제 지표상의) 안정 기반이 약해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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