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부펀드, 증시부양 위해 ETF 매입…1조8천억원 추정
증권업계 "기술주 ETF에 집중됐을 것"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침체한 중국 주식시장을 부양하기 위해 최근 국영은행 주식 지분을 매입했던 중국 국부펀드가 이번엔 상장지수펀드(ETF) 매입에 나섰다.
23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중국 국부펀드인 중양후이진투자는 이날 짧게 발표한 성명에서 공개되지 않은 양의 ETF를 매입했다면서 향후 보유량을 계속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증권사들은 이번 ETF 매입 규모가 100억위안(1조8천억원) 정도일 것으로 추정했다고 중국 펀드신문이 전했다.
중국 펀드신문은 후아촹증권의 분석을 인용, 이번 매입은 당국의 혁신 지원 조치와 맞물려 기술주 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중양후이진투자는 이달 초 중국 국영은행들의 주식 6천500만 달러어치를 매입한 바 있다. 이 역시 시장 부양을 위한 상징적인 조치였지만 아직 투자심리는 살아나지 않고 있다. 투자자들은 정부의 여러 조치에도 불구하고 성장과 부동산 시장 위기에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는 올해 10% 하락해 2019년 2월 이후 최저치로 마감했다.
4거래일 연속 하락한 이 지수는 24일 오전 10시 51분(홍콩 시간 기준) 0.3% 상승했다.
중국상인기금관리(中國商人基金管理)의 리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상하이증권보(上海證券報)를 인용, 국부펀드가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매입하는 것은 국영은행 주식을 매입하는 것보다 시장에 "더 직접적이고 분명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특히 경제가 안정화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 6월과 2015년 7월에도 중국 국부펀드는 공개적인 ETF 매입을 발표했다. 이후 상하이 주가지수는 3개월 만에 각각 20% 이상 상승했다.
중국국제자본공사는 이런 움직임이 다른 정책들과 함께 쓰여 시장 유동성을 지원하고 투자자의 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비교적 좋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전했다.
sat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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