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살아남으려 애쓸 뿐"…가자주민 생사 '벼랑 끝'

입력 2023-10-21 19:10
[이·팔 전쟁] "살아남으려 애쓸 뿐"…가자주민 생사 '벼랑 끝'

라파 통행로 개방에 인도적 위기 상황 숨통 트일지 주목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들을 위한 구호품이 21일(현지시간) 열린 라파 국경 검문소를 통해 들어오면서 인도적 위기 상황에 숨통이 트일지 주목된다.

앞서 미국 CNN 방송은 이곳 주민들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약 2주째 이어진 봉쇄로 이미 생사가 벼랑 끝에 몰린 상황이라고 2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 고위 구호 관계자는 가자지구 내 식량과 연료, 전기 부족으로 "많은 사람이 숨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CNN에 따르면 가자지구 내 상점에는 식료품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주민들은 공습의 위험 속에서 음식과 물을 구하기 위해 몇 시간 동안 줄을 서야 하는 실정이다.

한 팔레스타인인 남성은 CNN에 "지금 삶은 없다. 그저 살아남기 위해 노력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달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전면 봉쇄하고 보복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전력 부족으로 의료시설도 큰 타격을 입었다.

앞서 국경없는의사회는 가자지구 내 주요 의료 시설인 알시파 병원에 24시간분 연료밖에 남지 않았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국경없는의사회 관계자는 "전기가 없으면 많은 환자가 사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병원에는 환자뿐 아니라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피해 집을 떠나온 피란민 수천 명도 머물고 있다고 국경없는의사회 관계자는 전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이어지면서 가자지구 내 병원 7곳과 보건소 21곳의 운영이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의료진도 64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인명피해도 갈수록 늘고 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달 7일 이후 어린이와 여성 수백명을 포함해 4천100명 이상이 숨졌다고 집계했다.

가자지구 중심 도시 가자시티에서 촬영된 영상에는 주민 여러 명이 공습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가족 등의 시신을 찾으려는 모습 등이 그대로 담겼다.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인질 200여 명 대부분이 살아있다면서 이 가운데 20명 이상은 18세 미만이라고 밝혔다.

중동 지역 곳곳에서는 가자지구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촉구하는 시위가 이어졌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이집트 카이로에 모인 시위대는 "팔레스타인인, 당신의 피는 나의 피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가자지구 등에 대한 국제사회 지원을 촉구했다.

이라크 시위대는 미국 대사관 인근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에 죽음을"이라고 외치면서 이번 전쟁에 양국의 책임이 크다고 비판했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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