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BBC, 하마스 지칭 '무장세력→테러 조직' 수정

입력 2023-10-21 17:27
[이·팔 전쟁] BBC, 하마스 지칭 '무장세력→테러 조직' 수정

이스라엘 대통령까지 나서 '보도 편향성' 항의하자 '백기'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지난 7일 이스라엘을 기습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테러리스트'가 아닌 '무장 세력'이라고 지칭해 항의 세례를 받은 영국 공영방송 BBC가 결국 '백기'를 들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BBC는 20일(현지시간) 하마스에 대한 "기본" 용어로 더는 '무장 세력'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영국 정부 및 기타 국가에 의해 테러 조직으로 금지된" 그룹으로 표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BBC 대변인은 "BBC는 테러리스트라는 용어를 출처 없이 사용하지도 않지만, 용어 사용을 금지하지도 않는다"면서 다만 "상황이 변함에 따라 하마스에 대한 기본 설명인 '무장세력'이라는 표현이 시청자에게 덜 정확하다는 걸 알게 돼 이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BBC는 '편을 들지 않고 객관성을 유지한다'는 설립 원칙에 따라 하마스를 테러 조직이 아닌 '무장 세력'이라고 지칭했다.

BBC 존 심슨 국제뉴스 에디터는 이를 두고 논란이 일자 "누구를 지지하고 비난해야 할지 말하는 것은 BBC의 몫이 아니다"라며 "우리 목소리로 직접 말하지 않는 것이 핵심이며 청취자에게 사실을 제시하고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 우리 일"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과 친이스라엘 진영의 항의가 끊이지 않았고, 심지어 이스라엘 이츠하크 헤르초그 대통령이 지난 19일 이스라엘을 연대 방문한 리시 수낵 영국 총리에게 BBC 방송의 편향성을 문제 삼기까지 했다.

템 데이비 BBC 사장은 오는 25일 보수당 의원들로 구성된 위원회에 소환돼 보도 편향성에 대한 질의도 받을 예정이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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