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업무 더 고되게 하는 강한 경제…불확실성 더 커져"
WP "연준 공격적 조치에도 경제는 놀라울 정도로 탄력적"
지정학적 요인 등도 불거져…연준 경제 장악, 지속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19일(현지시간) 뉴욕경제클럽 연설에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평소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을 약속대로 억제할 것이지만, 연준의 업무를 더 어렵게 만드는 불확실한 사안도 많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오래된 것도, 새로운 것들도 있다.
파월은 연설에 이은 토론에서는 "금리가 충분히 오랫동안 충분히 높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말도 했다. 연준은 지난해 초만 해도 0.25%였던 기준금리 상단을 현재는 22년 만에 최고인 5.5%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의 강력한 경제가 연준의 업무를 더욱 고되게 하고 있다고 20일 보도했다.
차입 비용을 높이고 물가를 낮추려는 연준의 공격적인 조치에도 경제는 여전히 놀라울 정도로 탄력적이라는 것이다.
현재 미국 경제는 성장, 고용, 소비자 지출에 대한 기대치에 계속 찬물을 끼얹으면서 연준의 인플레이션 완화 노력을 복잡하게 하고 있다.
또 금리는 그 어느 때보다 높지만 미국인들의 체감도는 덜 한 데 대해 궁금증도 커가고 있다.
WP에 따르면 최근 파월 의장이나 다른 연준 인사들은 오는 31일과 내달 1일 이틀간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는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세간의 기대를 공고히 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이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누구도 모른다.
고용이나 성장이 충분히 냉각되지 않으면 연준은 금리를 더 올리거나 더 오래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파월 의장도 지적했듯 문제는 가계와 기업이 높은 대출 비용에 통상적인 방식으로 반응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택 소유자들의 경우 이미 낮은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이율을 적용받고 있어 현재는 7% 넘게 치솟아도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기업들도 낮은 이율의 장기 채무 상환 조건으로 현 긴축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경제가 금리의 영향을 덜 받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며 "정확하게 알기는 어렵다"고 토로했다.
불확실성을 띠는 사안은 이 밖에도 더 많다.
연준 인사들은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오래 완화할지, 또 물가가 앞으로 몇 달 동안 안정화할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또 지난 18개월 동안 금리 인상을 하며 달려왔지만, 금융 시장을 비롯해 가계와 기업이 분명한 결과를 느끼기까지 얼마나 걸릴지는 아무도 모르는 실정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중동 분쟁 등 지정학적 긴장도 고조되고 있고, 세계 경제에는 알려지지 않은 위험도 있다.
경제는 예상보다 강하고 통상보다 높은 물가는 지속되고 있어 연준이 인플레이션 싸움에서 승리하려면 국내총생산(GDP)과 고용을 지속 가능한 속도로 더 늦춰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연준은 기대했던 것보다 더 오래 경제에 대한 확고한 장악력을 지속해야만 할 수 있다고 WP는 전했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의 토마스 바킨 총재는 지난 17일 한 행사에서 더 높은 금리로 소비자 지출을 길들이려는 방법은 많은 부유한 소비자가 고통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이들 부유층은 코로나19 기간 지출을 하지 않은 데다 주가와 부동산 가격이 최대 40%까지 올라 소비 행태를 바꿨을 수 있고, 이런 모습은 비욘세나 테일러 스위프트 효과에서 나타났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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