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이스라엘서 자위대기로 83명 이송…한국인 19명도 탑승(종합2보)
한국 수송기에 일본인 탑승 '보답' 차원인 듯…日정부, '탑승료 3만엔' 논란에 이번엔 무료 이송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일본 정부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격화하자 이스라엘에 자위대 수송기를 투입해 일본인과 한국인 등 총 83명을 대피시켰다.
한국이 지난 14일 군 수송기로 이스라엘에서 교민을 대피시킬 때 일본인들도 탑승하도록 했는데, 번에는 일본이 한국인 이송으로 보답한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항공자위대 KC767 공중급유·수송기가 19일(현지시간) 밤 일본인과 한국인 등 83명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이웃 나라인 요르단까지 실어 날랐다.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탑승자 83명을 국적별로 보면 일본인 60명과 외국 국적 가족 4명, 한국인 18명과 외국 국적 가족 1명이다.
탑승자 전원은 경유지를 거쳐 21일 새벽 도쿄 하네다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에서 일본인과 한국인 등 83명을 태운 자위대기가 일본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마쓰노 장관은 자위대기에 한국인이 탑승한 경위에 대해 "이스라엘 주재 일본인에 대한 출국 희망 조사를 실시한 후 좌석이 남아 과거 일본인 출국 시 지원과 상대국의 요청 등을 토대로 이번에 한국을 포함해 미국, 프랑스, 영국, 캐나다, 호주, 필리핀, 대만, 태국에 희망 여부를 확인한 결과 한국에서만 요청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탑승 좌석에 여유가 있을 경우에 대비해 사전에 한국 측에 한국 교민 탑승 여부를 문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도통신은 한국 정부가 지난 14일 공군 수송기로 현지에 있는 교민 163명을 대피시킬 때 일본인과 그 가족 51명을 무상으로 함께 이송시킨 것이 한국인의 일본 수송기 탑승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방위성은 항공자위대 소속 KC767 공중급유·수송기와 C2 수송기 등 총 2대를 요르단에, 다른 C2 수송기 1대를 자위대 거점이 있는 동아프리카 지부티에 각각 파견해 이스라엘 내 일본 교민 대피를 준비해 왔다.
C2 수송기 2대는 향후 일본인 이송에 대비하기 위해 계속 대기한다.
자위대 수송기는 '3만엔(약 27만원) 유료 철수' 논란을 빚었던 기존 일본 정부 전세기와 달리 무료로 운항하며, 한국인을 비롯한 외국인도 비용 부담은 없다.
일본 정부는 지난 15일 전세기를 이용해 자국 교민 8명을 이스라엘에서 아랍에미리트로 대피시켰다.
하지만 하루 앞선 14일 한국 정부가 공군 수송기로 일본인과 가족 51명을 이송하자 일본 정부의 대응이 한국보다 늦었다는 지적이 일본 내에서 제기됐다.
또 한국 수송기 탑승은 무상이지만 일본 정부 전세기 탑승에는 1인당 3만엔을 내는 데 대해 일본인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항공자위대 수송기를 투입해 교민을 무료로 대피시키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수송기의 일본인 이송 이후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은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전화로 감사를 표시하고 양국이 이스라엘 교민 출국에서 상호 협력하기로 한 바 있다. (취재보조: 김지수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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