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출신 불법입국자의 美북부 대도시 이송은 인간 밀수"
시카고 출신 연방하원의원, 연방정부에 텍사스주지사 조사 촉구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 시카고시가 텍사스주를 비롯한 남부 국경지대에서 이송된 중남미 출신 불법입국자 문제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시카고 남부를 지역구로 하는 초선 연방하원의원이 그레그 애벗(65·공화) 텍사스 주지사에 대한 연방정부 차원의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19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들에 따르면 조너선 잭슨 연방하원의원(57·민주·일리노이)은 전날 메릭 갈랜드 미국 법무장관과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장관에게 보낸 공식 서한을 통해 "애벗 주지사가 남부 국경을 넘어 미국에 밀입국한 중남미 출신 이주민들을 버스에 태워 북부 대도시들로 보내고 있는 것은 '인간 밀수'(human smuggling)와 다름없다"며 "연방정부가 조사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잭슨 의원은 조 바이든 대통령을 참조 수신인으로 명시한 이 서한에서 "애벗 주지사가 텍사스주 공공안전부·방위성과 함께 '론스타 작전'(Operation Lone Star)의 일환으로 벌이고 있는 불법입국자 버스 이송 조치는 불법적, 비인도적, 비미국적이며 외국인 혐오 행위로 간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론스타'는 텍사스주의 별칭이며 '론스타 작전'은 애벗 주지사가 텍사스 남부 국경지대에서 급증하고 있는 밀입국자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2021년 3월 도입한 정책이다.
잭슨 의원은 "애벗 주지사는 남부 국경을 넘어 미국에 불법 입국한 중남미 출신 이주민들을 작년 4월부터 (불체자 보호도시를 자처해온) 민주당 주도의 북부 대도시들로 보내기 시작했다"며 "시카고 1만9천 명을 비롯 뉴욕·워싱턴DC·덴버·필라델피아·로스앤젤레스 등 총 6개 도시에 5만5천여 명이 이송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로 인해 시카고는 인도주의적 위기에 처했으며 이 위기는 애벗 주지사의 불법적 조치가 빚어낸 인재(人災)"라고 강조했다.
이어 "애벗 주지사의 조치가 법무부와 국토안보부의 '인신매매'(human trafficking) 범죄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해도 애벗 주지사는 외국인 밀입국 알선, 국내 이송, 은닉, 음모, 조력, 선동 등을 자행해 텍사스 주법과 연방법 위반 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애벗 주지사는 '밀입국·인간밀수와 맞서 싸우기 위해' 론스타 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지난 18개월간 전례없이 큰 규모의 인간밀수 작전에 직접 개입했다"고 덧붙였다.
잭슨 의원은 흑인 인권 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82)의 차남, 제시 잭슨 주니어 전 연방하원의원(58)의 동생으로 지난해 시카고 남부를 지역구로 하는 일리노이 1지구 연방하원의원 선거에 나서 당선됐다.
흑인 다수 거주지인 시카고 남부의 주민들은 시 당국이 자신들의 동네에 중남미 출신 불법입국자들을 위한 임시 거처를 조성하는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chicagor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