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당분간 임시의장 체제로 가나…공화 '3차투표' 일단보류(종합)

입력 2023-10-20 02:10
美하원, 당분간 임시의장 체제로 가나…공화 '3차투표' 일단보류(종합)

조던 후보, 잇딴 본회의 당선 실패에 계획 변경 추진…"후보직은 유지"

내년 1월까지 임시의장권한 확대안…공화 일부 반대, 민주 동참 가능성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미국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의 내분으로 새 하원의장 선출이 계속 지연되는 가운데 미국 하원이 내년 1월까지 임시 의장 체제로 운영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스라엘 및 우크라이나 지원, 내년 회계연도 예산안 처리 등 급박한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공화당 내 이탈표로 당선에 필요한 충분한 표를 당장 확보하는 것이 어렵게 되자 짐 조던 공화당 하원의장 후보가 전략을 변경했기 때문이다.

조던 후보는 하원 본회의에서 의장 선출을 위한 투표를 당분간 중단하고, 임시 하원의장의 권한을 확대하는 결의안을 지지하기로 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워싱턴포스트(WP), NBC방송 등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결의안은 임시의장에게 정식 선출된 의장과 같은 권한을 내년 1월 3일까지 부여하되, 대통령직 승계 대상에서는 빼는 내용이라고 의회 전문매체 더힐 등이 보도했다.

하원에서는 공화당 강경파의 해임결의안으로 케빈 매카시 전 의장이 지난 3일 축출된 이후 공화당의 패트릭 맥헨리 금융위원장이 임시 의장을 맡고 있다.

임시 의장 제도는 9·11 테러 이후에 생겼으며 새 의장 선출에 대해서만 권한을 제한해서 행사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조던 후보는 임시의장의 권한 확대와 별개로 하원의장 후보직은 계속 유지키로 했다.

이는 조던 후보가 하원의장 선출에 필요한 정족수를 확보하면 언제든 본회의를 열어 의장 선출 투표를 진행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조던 후보의 전략 변경은 공화당 내에서 당선에 필요한 표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친(親)트럼프 강경파인 그는 매카시 전 의장 축출로 하원의장 후보가 된 스티브 스컬리스 원내대표가 강경파의 공개 반대에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지난 11일 치러진 경선에서 하원의장 후보로 선출됐다.

당시 124표를 받았던 그는 이후 당내 득표전을 전개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외곽 도움 등을 토대로 지지 의원을 상당히 끌어모으면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17일 진행된 첫 본회의 투표에서 공화당 소속 의원 20명이, 18일 진행된 2차 투표에서는 22명이 조던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다.

민주당(212명)의 지지가 없는 상황에서 하원 의장에 당선되려면 공화당(221명)에서 217명의 지지를 확보해야 하는 데 연거푸 실패한 것이다.

조던 후보가 당분간 임시 의장 체제에 힘을 싣기로 하면서 하원은 당분간 3차 투표를 실시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의회 소식통은 스푸트니크 통신에 "오늘은 물론 당분간 하원의장 선출을 위한 3차 투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일각에서는 임시 의장 권한 확대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나온다.

짐 뱅크스 하원의원(공화·인디애나)은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나오면서 미국 언론에 "우리는 하원의장을 선출하라고 뽑혔는데 이렇게 하는 것은 공화당 지지자들을 엿먹이는 것"이라면서 "회의장 내 절반 이상이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카시 전 의장 해임을 주도한 맷 게이츠 의원(공화·플로리다)도 "이것은 헌법 모독"이라면서 "임시의장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시급한 현안 처리를 위해 임시 의장 권한 확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상태라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민주당이 찬성할 경우 공화당 내 일부 이탈표가 있어도 임시 의장 권한 확대 결의안은 처리가 가능하다.

다만 민주당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전 의장이 지난 5월 부채한도 협상 시 합의한 정부 지출 관련 내용 준수 등이 조건으로 거론되고 있어 민주당이 실제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미국 언론에서 나온다.

solec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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