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 이건희 3주기 추모 음악회 함께 관람…추모 영상에 눈물(종합)
삼성호암상 받은 조성진 등 공연…사장단·인근 주민 등 1천여명 참석
이건희, 생전 '문화 인프라' 육성 의지…"기업도 한몫해야"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삼성 총수 일가가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 3주기(25일)를 앞두고 음악회를 함께 관람하며 생전 '문화 인프라' 향상에 애썼던 고인을 추모했다.
삼성은 19일 경기도 용인 소재 삼성전자 인재개발원 콘서트홀에서 이 선대회장 3주기 추모 음악회를 열었다.
이날 음악회에는 이 회장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삼성 총수 일가가 자리했고, 삼성 사장단과 임직원, 인근 주민, 협력회사 대표 등 1천여명이 참석해 고인을 기렸다.
이 회장과 홍 전 관장, 이 이사장은 공연장 입장에 앞서 로비에 마련된 이 선대회장의 추모 공간을 살펴 보고 추억에 잠기기도 했다.
참석자들이 착석한 가운데 차례로 공연장에 입장한 이 회장 등 유족은 나란히 객석에 앉아 함께 공연을 관람했다. 이 회장 옆에는 김기남 SAIT(구 종합기술원) 회장이 자리했다.
공연에 앞서 이 선대회장의 추모 영상이 나오자 이 회장과 홍 전 관장의 눈시울이 붉어졌고, 이 이사장은 흐르는 눈물을 닦기도 했다.
음악회에는 올해 삼성호암상 예술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조성진을 비롯해 박수예(바이올리니스트), 이해수(비올리스트), 한재민·이원해(첼리스트), 박재홍(피아니스트) 등 신예 연주자들이 함께했다.
조성진은 한국인 최초로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세계 클래식 음악계의 '젊은 거장'으로, 국제 무대에서 한국 음악계의 위상을 높인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삼성호암상 예술상을 역대 최연소로 수상했다.
이 선대회장은 생전 문화와 예술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기업도 문화 발전에 관심을 갖고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인은 에세이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에서 "(문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보통 사람들의 일상적인 생활에서 문화적인 소양이 자라나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선진국들처럼 박물관, 전시관, 음악당 등 문화 시설을 충분히 갖추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문화적인 경쟁력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다"라며 "기업들은 사회 전체의 문화적 인프라를 향상시키는 데 한몫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선대회장의 '문화 인프라' 육성 의지에 따라 삼성은 적극적으로 문화예술 지원 활동을 해왔다.
취임 초기부터 재능 있는 예술 인재를 선발해 해외 연수를 지원하고, 백건우와 백남준, 이우환 등 한국 예술인들의 해외 활동을 후원했다. 삼성호암상 예술상도 수여하고 있다.
2000년 삼성호암상 예술상을 받은 백건우는 전날 한국경영학회 주최로 열린 추모 학술대회에서 이 선대회장을 기리는 특별 공연을 하기도 했다.
삼성은 1997년부터 세계적인 명품 악기를 무상으로 대여하는 '삼성 뮤직 펠로우십'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후원을 받아 세계적인 연주자로 성장한 음악가는 리처드 용재 오닐, 클라라 주미 강, 백주영, 김지연 등 30여명에 달한다. 이날 공연에 나선 박수예, 이해수 등도 삼성의 악기 후원을 받고 있다.
이날 음악회가 열린 삼성전자 인재개발원 콘서트홀은 연면적 2천624평, 객석 1천200석 규모의 공연장으로, 2014년 개관했다. 삼성은 지역사회 주민에게도 콘서트홀을 개방해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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