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하마스 'SNS 전쟁'도 혈안…"팔로워 수십만명 몰려"
아랍어·영어 게시물 신속 전파…"반이스라엘 감정 유발·지지층 결집 시도"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과 전쟁에서 온라인 선전전에도 열을 올리면서 텔레그램을 포함한 SNS 계정에 팔로워 수십만명이 몰려들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달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하마스는 텔레그램 채널 '가자 나우'(Gaza Now) 등을 통해 여론전을 펴고 있다.
예컨대 전날 가자지구 내 한 병원에서 폭발이 발생해 수백명이 숨진 데 대해 하마스와 이스라엘군 간 책임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하마스는 텔레그램에서 이 사건 배후가 이스라엘이라고 주장했다.
아랍어와 영어로 된 게시물 20건을 게시하면서 이번 참사는 이스라엘 측 공습에 따른 것이고 이스라엘과 서방 동맹국이 '대량 학살'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하마스 측은 텔레그램에 병원 폭발로 숨지거나 다친 어린이 여러 명의 사진을 공유하면서 "직접 행동에 나서 분노를 보여달라. 내일을 기다리지 말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하마스에 대한 시선을 우호적으로 조작하려는 듯한 시도도 적지 않다.
텔레그램 채널에 게시된 한 동영상에는 소총을 든 한 남성이 약탈당한 이스라엘 주민의 집 밖에서 우는 아기를 유모차에 태워 달래는 영상이 올라왔다.
이 영상에는 '어린이에게 연민을 보이는 하마스 전사들'이라는 제목이 붙었다. 조회수는 20만 회를 기록했다.
또 텔레그램에는 하마스가 억류한 인질, 시체, 무기, 군사 훈련 장면 등 공포심을 유발하는 게시물도 다수 올라왔다.
'가자 나우' 팔로워 수는 140만 명에 달한다. 하마스 군사 조직 알 카삼 여단의 텔레그램 계정 팔로워 수도 지난 7일 개전 이전보다 3배 이상 증가해 현재 70만 명을 넘어섰다.
WP는 하마스가 텔레그램 활동을 통해 반이스라엘 감정을 자극하고 지지층을 결집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 정보 감시 단체 '페이크 리포터' 관계자는 "그들은 자신들이 하려는 게 현실 세계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테러 공격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텔레그램의 게시물 검열이 미흡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인스타그램, X(옛 트위터)를 비롯한 다른 SNS와 달리 텔레그램에 올라오는 게시물은 삭제될 가능성이 적다는 점에서다.
텔레그램 창업자 파벨 두로프는 지난주 텔레그램이 "선전을 특별히 증폭시키지 않는다"라면서 "(하마스 계정은) 연구자, 언론인 등에게 직접 정보를 제공하는 고유한 소식통"이라고 주장했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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