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스라엘대사 석 달째 공백…공화 반대로 루 후보 인준 난항
이란핵합의 때 재무장관으로 핵심 역할…공화 "부적절 인사"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하마스의 이스라엘 침공 이후 급박한 현지 사정에도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에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의 인준이 순탄치 않다.
상원 외교위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과 같은 날인 18일(현지시간) 잭 루 주 이스라엘대사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주 이스라엘대사는 지난 7월 전임자가 물러난 뒤 석달째 공백 상태다.
루 후보자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재무 장관을 지낸 인물로, 지금까지 이스라엘 대사 후보 가운데는 드문 고위급 인사다.
정통 유대교인으로, 오바마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과 국무부 부장관도 지냈다.
2015년 당시 재무장관이었던 루 후보자는 이스라엘 우파 정부와 공화당의 반대에도 이란 핵합의 협상 및 이행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공화당은 당시 루 후보의 역할을 문제 삼아 인준을 반대하고 있다.
2015년 7월 14일 이란과 유엔 안보리 5개 상임 이사국 및 독일이 타결한 핵합의는 이란의 핵 개발 프로그램을 제한하는 대신 이란에 가해졌던 각종 제재 조치를 완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인 2018년 협상 탈퇴를 공식 선언했고, 이후 바이든 행정부에서 복원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배후로 이란이 지목되며 협상은 한층 더 수렁으로 빠져드는 조짐이다.
루 후보자는 당시 재무 장관으로서 이란에 대한 각종 제재 완화를 주관한 당사자다.
이날 청문회에 시작과 함께 벤 카딘(민주) 외교위원장은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 당시 이스라엘의 참혹상을 담은 사진을 잇달아 띄우며 "지금은 정치적 게임을 할 때가 아니다"라며 조속한 루 후보자 인준을 촉구했다.
반면 공화당 간사인 제임스 리시 의원은 "이란과 막후에서 손을 잡은 인사는 부적절하다"며 "이스라엘 대사에 적합한 인물을 앉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보류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공화당 마코 루비오, 밋 롬니 의원 등도 이란 핵합의 당사자인 루 후보자를 현 시점에서 이스라엘 대사에 임명하는 것의 적절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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