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CEO 뒤늦은 사과…유럽 최대 테크 행사 '반쪽' 위기
"이스라엘 국제법 어길 권리없다" 발언에 투자자·스타트업 참가 줄 취소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내달 포르투갈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테크 행사인 '웹 서밋 2023'이 예년보다 작은 규모로 치러질 위기에 처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응을 웹 서밋 최고경영자(CEO)가 "전쟁 범죄"라고 비판하자, 참가 기업들이 등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최대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와이콤비네이터 개리 탠 CEO와 세계적 투자자인 세쿼이아 캐피털의 라비 굽타 시니어 디렉터 등 다수의 유명 투자자는 내달 13∼16일 리스본에서 열리는 '웹 서밋 2023'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
개리 탠 CEO는 자신의 엑스(X) 계정에 "웹 서밋 참가를 취소한다"며 "하마스를 비난하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국민의 평화를 기원한다"고 썼다.
당초 참가 예정이었던 이스라엘 기업 수십 곳도 참가를 취소했다.
이들 기업의 이번 행사 보이콧은 패디 코스그레이브 웹 서밋 CEO가 지난 13일 올린 글이 발단됐다.
그는 "많은 서방 지도자와 정부의 말과 행동에 충격을 받았다"며 "전쟁범죄는 동맹국들이 저지르는 경우에도 전쟁범죄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은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지만, 국제법을 어길 권리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봉쇄하는 등 민간인을 희생시킬 수 있는, 하마스에 대한 무차별 보복을 비판한 것이다.
행사 파행 우려가 커지자 코스그레이브 CEO는 즉시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이날 자신의 계정에 "내가 한 말과 시기, 방식이 많은 사람을 화나게 했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상처받은 이들에게 깊이 사과드린다"고 썼다.
그러면서 "지금 필요한 것은 연민인데, 나는 그렇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행사에는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의 빅테크 관계자도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행사 취소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웹 서밋은 2009년부터 시작된 유럽 최대 테크 행사로, 지난해에는 2천300개의 스타트업과 340여개의 파트너사가 참가했다.
taejong75@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