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달 연속 금리 동결 호주중앙은행, 기준금리 인상 전망 나와
통화정책회의서 "물가 하락 속도 예상보다 완만한 상황 오래 지켜보기 어려워"
(시드니=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 지난 7월부터 넉 달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호주중앙은행(RBA)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호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은 17일(현지시간) 공개된 10월 RBA 통화정책회의 회의록을 인용해 고유가로 물가 안정이 지연되고 있는 만큼 기준 금리가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RBA는 작년 5월부터 연 7%대 이상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12차례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인 0.1%에서 4.1%까지 급격하게 끌어 올렸다.
물가가 6% 아래로 떨어지는 등 금리인상 효과가 나오면서 RBA는 지난 7월부터 4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회의록에 따르면 RBA 이사회는 미셸 불럭 신임 총재가 처음 주재한 지난 3일 통화정책회의에서 "물가가 (연 2~3%) 목표대로 떨어지는 속도가 예상보다 완만한 상황을 오래 지켜보기는 어렵다"면서 "추가 금리 인상 여부는 향후 통계 자료와 이에 기반한 경제 전망 및 위험 요소에 대한 평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소매 유류 가격 급등이 앞으로 몇 달간 물가 인상을 초래해 가계 물가 전망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최근 집값이 상승하고 있어 고금리 환경에도 소비를 진작하는 효과를 낸다"면서 "이는 현재 통화정책 기조가 기대한 만큼 제약적이지 않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러한 회의록 내용을 두고 경제 전문가들은 RBA가 13번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제분석업체인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마르셀 틸리언트 아시아-태평양 국장은 "다음 주에 공개되는 3분기(2023.7~9) 물가 통계가 예상보다 높다면 추가 금리 인상이 유력하다"면서 "RBA가 그렇게 할 수 있는 정황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최근 RBA의 재정안정성 보고서에 따르면 기준금리 급등 여파로 주택담보대출(모기지) 비용이 치솟아 생필품 구매가 어려울 정도로 재정 압박을 받는 가계가 작년 4월에 비해 다섯 배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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