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극단적 순간에도 아랍-유대 연대 지속되길"
이스라엘 내 아랍계, 자원봉사 나서며 긴장 완화 시도
"이스라엘서 살아간다는 것 힘들지만 양측 연대 위해 노력"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 상황에서 '아랍-유대' 연대 조직이 미약하나마 이스라엘 내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하마스가 기습공격한 지난 7일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의 남쪽 야파에서 아랍-유대인 합동 시민 경비대가 조직됐다.종교, 인종에 상관없이 지역 주민을 보호하고 폭력 사태가 발생하면 즉각 경찰에 알려 상황을 수습하려는 목적에서다. 현재 시민 경비대에 참여한 사람만 1천명이 넘었다.
이스라엘 최대 아랍-유대 풀뿌리 운동 단체인 '함께 서기'도 긴장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공습에 대비해 사람들이 피신할 수 있도록 방공망을 깨끗이 청소하는 일도 그중 하나다.
네게브 사막의 유목민족인 베두인족도 실종된 이스라엘인을 수색하기 위해 600명으로 구성된 자원봉사팀을 일찌감치 조직했다.
비르 하다즈 마을의 슬레만 슐레베는 현지 일간 하레츠에 "우리는 아랍과 유대인 공동체 양쪽에서 실종자 소식을 들었다. 우리가 남부 지역을 잘 알고 있으니 도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인구 970만명 중 유대교를 제외한 다양한 종교를 아우르는 아랍계는 200만명가량으로 약 21%를 차지한다. 이들은 이스라엘 내에서 각종 제도적 차별을 받는 '소수'지만 그렇다고 하마스의 공격에서 자유로운 것도 아니다.
공습경보 시스템이나 방공망이 없는 네게브 사막의 베두인 마을에서는 하마스 공격 초반 4명이 사망했다.
구급 대원을 포함해 지상 공습에 대응하던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인들 역시 하마스 공격에 목숨을 잃었다.
'함께 서기'의 대표인 샐리 아베드는 "지금 이스라엘에서 팔레스타인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연대를 유지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여기서 사태가 악화하지 않길 정말로 바란다. 우리가 그동안 쌓아 온 연대가 지금 같은 극단적 순간에도 지속될 수 있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함께 서기'의 또 다른 설립자인 알론-리 그린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내각의 우파 극단주의자들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어디에서든 복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들리는데 특히 그 목소리는 위로부터 내려오고 있다"며 "지금처럼 위험한 시기에 적극적으로 새로운 전선을 만들려는 종교적 광기에 빠진 이들이 지역 전체에 불을 지르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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