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가자지구 대피 데드라인 임박…남으로 남으로
이스라엘 "피란로 하루 6시간 안전보장…대피 늦추지 말라"
오늘 하루 수천 명 피란…대피소·차량 부족에 공습 위험도 상존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본거지인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하기에 앞서 민간인에 대한 대피령을 내린 가운데 가자지구는 전쟁을 피해 남으로 향하는 피란민 행렬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14일(현지시간) AP, AFP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IDF)은 이날 가자 해안을 따라 팔레스타인 영토 중심을 통과하는 약 40㎞ 길이의 도로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한국시간 오후 10시)까지 6시간 동안은 안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스라엘은 피란민이 남쪽으로 떠날 수 있는 안전 경로 2곳을 지정한 바 있다.
IDF 대변인 리처드 헥트 중령은 해당 경로의 안전 시간이 언제까지 보장될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그는 "시간이 좀 필요할 것은 알고 있지만, (대피를) 늦추지 말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전날 IDF는 성명을 내고 "며칠 내에 가자시티에서 크게 작전을 벌일 것"이라면서 가자시티의 모든 민간인에 대해 남쪽으로 대피하라고 밝혔다. 인구 약 75만 명의 가자시티는 가자지구 북쪽에 있는 지역 중심도시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유엔 등은 24시간 내 대피는 더 큰 인도주의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전면적인 공격을 연기할 것을 이스라엘에 촉구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구체적인 '데드라인'까지 제시하면서 대피를 거듭 압박하자 가자지구 주민들은 무장정파 하마스의 대피 거부 발표에도 서둘러 피란길에 오르고 있다.
이날 가자지구 북부 지역 도로는 버스와 승용차, 당나귀 수레 등을 이용해 남쪽으로 출발한 수천 명의 피란민으로 크게 붐볐다.
이들은 수일간 계속된 이스라엘의 공습은 물론 식량과 물, 에너지 공급 차단 등으로 인해 큰 고통을 겪어왔다.
하지만 환자와 거동이 불편한 이들은 단기간에 대피할 수 없고, 대피소와 차량, 연료가 부족한 데다 도로까지 파손돼 피란 역시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는 이스라엘군에게 14일 오후 4시(한국시간 오후 10시)까지 가자시티의 알쿠드스 병원을 비우라고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환자도 예외없이 대피 대상이라는 뜻이다.
이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은 안전 시간을 보장한다고 했지만 북쪽뿐만 아니라 남쪽까지 가자지구 전역을 대상으로 공습을 계속하고 있다.
하마스 매체는 가자시티에서 남쪽으로 향하던 차들이 3개 지역에서 공습당해 70명이 숨지고 200여 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이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가자지구 남쪽과 국경을 맞댄 이집트는 이날 오후 외국인이 빠져나올 수 있도록 가자지구와의 유일한 통로인 라파 통행로를 개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행된다면 지난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이후 이집트가 라파 통행로를 개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jos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