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직 CCTV 유명 진행자 수개월 실종…스포츠계 부패 연루설
스포츠계 대대적인 부패 척결 속 방송계로 '불똥'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전직 중국중앙TV(CCTV)의 유명 스포츠 프로그램 진행자가 수개월째 실종된 가운데 스포츠계 부패 사건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차이신 등 현지 매체가 14일 보도했다.
이날 오후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실시간 검색어 2위에 CCTV의 스포츠 프로그램 진행자로 활약하며 명성을 얻었던 돤쉬안의 실종 소식이 올랐다.
그의 지인들은 그가 수개월째 실종된 상태이며 전화 연결조차 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가 지난 4월 사정 당국의 조사를 받아 낙마한 류아이제 전 국가체육총국 올림픽 준비판공실 주임의 부패 사건에 연루됐을 수 있다고 전했다.
그가 류아이제에게 뇌물을 건네고 작년 2월 열렸던 베이징 동계올림픽 준비 사업의 하청을 받아 이익을 챙겼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사정 당국의 조사 대상에 오른 인사는 상당 기간 연락이 끊긴 뒤 뒤늦게 부패 혐의가 공개되곤 한다.
1972년생인 돤쉬안은 CCTV의 스포츠 프로그램인 '천하 축구', '챔피언 유럽' 등의 진행을 맡았으며 2006년 독일 월드컵부터 2014년까지 브라질 월드컵까지 축구 경기 해설위원으로도 활약했다.
2007년 천하축구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상의는 양복을 착용했지만, 하의는 반바지를 입은 모습이 카메라에 잡힌 '다리 노출 사건'이 이슈가 돼 사과하기도 했다.
그는 2015년 CCTV를 떠나 부동산 재벌인 완다그룹 왕젠린 회장의 외아들 왕쓰충이 실질적인 오너인 스포츠 업체의 최고경영자(CEO)를 맡아 사업가로 변신했다.
2016년 6월부터는 온라인 스포츠 방송 진행자로도 나섰다.
중국에서는 작년 11월 리톄 전 축구 국가대표 감독이 체포된 것을 시작으로 스포츠계에 만연한 부패 척결을 위한 고강도 사정이 펼쳐지고 있다.
전현직 축구계 거물들이 줄줄이 낙마했고, 스포츠 분야를 총괄하는 국가체육총국의 두자오차이 전 부국장이 지난 8일 부패 혐의로 공직과 당적을 박탈당하는 솽카이(雙開·쌍개) 처분을 받았다.
두자오차이는 중국축구협회 당 위원회 서기, 국제축구연맹(FIFA) 평의회 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작년 4월부터 동아시아축구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중국 체육계 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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