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안보리 협의 재개…유엔 사무총장 "전쟁에도 규칙 있어"
"민간인 방패막이 안돼" 인질석방 촉구…이스라엘엔 긴급구호 허용 호소
이스라엘 대사 "대피경고 민간피해 감축 위한 것…유엔, 테러 외면" 비판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13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쟁에 관한 대응 논의에 다시 착수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전쟁에도 규칙이 있다"면서 가자지구로의 인도주의적 접근 허용과 민간인 보호를 호소했다.
유엔에 따르면 안보리는 이날 오후 3시 비공식 협의(consultations)를 소집해 중동 지역 현안을 의제로 논의에 착수했다.
비공식 협의는 15개 안보리 이사국이 관련 현안에 관해 밀도 있는 협의를 하고자 비공개로 여는 회의다.
이스라엘군은 앞서 이날 오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 주민 110만명에게 "며칠 내 대규모 군사작전이 이뤄질 것"이라며 즉각 남쪽으로 대피하라고 촉구했다.
유엔은 이주 명령을 철회하라고 이스라엘에 요구했으며, 구테흐스 총장도 이스라엘 당국과 지속해서 접촉하며 "인도주의적 재앙을 피할 것"을 촉구했다고 유엔 측은 전했다.
안보리 협의를 앞두고 이날도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간 장외 공방이 이어졌다.
리야드 만수르 유엔 주재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대사는 이날 회견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북부 주민 대피 경고를 두고 이스라엘의 반인도적 범죄를 막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달라고 구테흐스 사무총장에 촉구했다.
만수르 대사는 "구테흐스 총장은 더 노력해야 한다. 무엇을 했든 충분치 않다"며 "반인도적 범죄를 막기 위해 우리는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마무드 아바스가 이끄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유엔 공식 회원국은 아니지만 2012년부터 옵서버 자격으로 참여 중이며, 하마스와 달리 평화적인 해법을 추구해왔다.
길라드 에르단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유엔의 대응을 비판하고 나섰다.
에르단 대사는 이날 안보리 회의 개최에 앞서 피랍자 가족들과 유엔본부에서 회견을 열고 이스라엘의 대피 경고가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처였다고 강조하며 "유엔은 이스라엘의 이 같은 예방적 행동을 칭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유엔은 수년간 가자지구에서 머리를 모래 속에 넣은 채 하마스의 테러 준비 작업을 외면해왔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날 안보리 협의 전 회견에서 '전쟁의 규칙'을 언급하며 하마스에는 인질 석방을, 이스라엘에는 인도주의적 접근 허용을 촉구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가자지구의 상황이 새로운 위험수위에 도달했다"며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연료와 식량, 물을 공급할 수 있도록 가자지구에 인도주의적 접근을 허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전쟁에도 규칙이 있다"며 "국제인도법과 인권법은 존중돼야 한다. 민간인은 보호돼야 하고 방패막이로 사용돼선 안 된다"라고 호소했다.
앞서 안보리는 지난 7일에도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쟁 상황에 관해 비공식 협의를 소집한 바 있다.
미국은 지난 회의에서 하마스의 '극악무도한 테러'를 비난할 것을 요구했으나, 회원국 간 이견으로 성명 채택 등 결론을 도출하는 데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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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가자주민 110만명에 "24시간 내 남쪽으로 이동하라"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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