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지상전 임박 '지붕없는 감옥' 가자지구
이스라엘 서남부 지중해·시나이반도 접한 좁고 긴 땅
세종시 비슷한 365㎢ 면적에 230만명 밀집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대한 반격으로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이 임박한 가자지구는 세계 최대의 '지붕 없는 감옥'으로 불린다.
감옥이나 다름없이 봉쇄되고 고립돼 환경이 열악한 지역이라는 뜻이다.
이스라엘은 반이스라엘 무장투쟁을 신봉하는 하마스가 통치하는 이 지역을 2007년부터 봉쇄하며 65㎞에 달하는 분리장벽을 설치, 이동의 자유를 제한하고 생필품 반입도 통제해왔다.
이스라엘 서남부에 좁고 긴 직사각형 모양의 땅으로 북쪽과 동쪽은 이스라엘에 둘러싸였고 서쪽으로 지중해, 남쪽으론 이집트 시나이반도와 맞닿았다.
세종시와 비슷한 365㎢의 면적에 거주민은 230만여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 중 하나다.
가자지구는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으로 이스라엘에 점령됐으나 1993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의 오슬로협정 체결로 1994년부터 팔레스타인의 잠정 자치가 시작됐다.
5년간의 잠정자치 종료기한을 맞은 1999년 5월 교섭이 난항을 겪으며 합의가 무산됐고, 연장된 잠정자치시한 직전인 2000년 7월 진행된 평화 교섭도 결렬됐다.
같은해 9월 당시 이스라엘 총리 후보였던 아리엘 샤론의 알아크사 사원 방문으로 촉발된 제2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의 반이스라엘 민중봉기)가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이스라엘에 대한 자살폭탄 공격을 주도한 하마스는 미국과 유럽 국가들로부터 테러조직으로 지정됐다.
결국 2005년 평화협정에 따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남아 있던 유대인 정착촌을 포기하고 자국민과 군대를 철수했고, 이듬해 1월 총선에서 압승한 하마스는 2007년 PLO와 그 최대 분파인 파타당을 몰아내며 가자지구를 실질적으로 통치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13일(현지시간) 대피령을 내린 가자지구 북부에는 가자시티와 베이트하논(노스가자) 구역에 110만여명이 살고 있다. 가자지구의 실업률은 50%에 육박해 세계 최악 수준이고 빈곤과 거듭된 무력충돌로 전기, 수도 등 인프라마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특히 중심도시 가자시티는 질서 없이 지어진 건물 곳곳에 75만명이 거주하는 과밀 지역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민간인이 거주하는 가자시티의 건물과 주택 아래 뚫어 놓은 대규모 터널에 숨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터널은 전투 시 방호뿐 아니라 보급로 역할을 한다.
가자지구 내 3만명 안팎으로 추정되는 하마스 대원과 민간인의 구분은 사실상 쉽지 않다.
주민 대피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이스라엘 지상군이 투입돼 시가전이 벌어질 경우 대규모 민간인 참사가 우려되는 이유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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