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구호단체 "아프간 강진 사망자 90%↑ 여성·어린이"…왜?
"남성들은 일자리 때문에 이웃 이란으로"…유니세프, 어린이 돕기 위한 긴급 지원 요청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북서부 헤라트주에서 지난 7일(현지시간) 발생한 규모 6.3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의 90% 이상이 여성과 어린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부는 헤라트주에서 당시 강진 및 여진으로 1천여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부상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시딩 이브라힘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헤라트주 사무소장은 12일(현지시간) AP통신과 인터뷰에서 강진이 발생한 7일 오전 당시엔 여성과 어린이들만 주로 집에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자이메 나달 유엔인구기금(UNPF) 아프가니스탄 대표도 "지진이 밤에 일어났다면 남녀 구분 없이 사망자가 발생했을 수 있지만, 이번 강진이 일어난 시간에는 남성들이 들에 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나달 대표는 "(헤라트주) 많은 남성이 일을 하기 위해 인접한 이란에 가있다. 그래서 여성들은 집에 남아 잡일을 하거나 애들을 돌본다. 이들 여성이나 아이들이 무너져 내린 집 잔해에 파묻혔다"고 덧붙였다.
국제구호단체 노르웨이난민위원회(NRC) 관계자는 "(아프가니스탄에 나가 활동하는) 우리 팀들의 초기 보고에는 사망자 중 다수가 건물 잔해에 깔리거나 질식해 숨진 어린이들이었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전했다.
이처럼 많은 여성이 사망함에 따라 어머니를 잃은 어린이들을 돌보거나, 이들을 헤라트주 바깥 지역 아버지들과 재회하도록 하는 문제도 현안으로 떠올랐다고 구호 활동가들은 지적했다.
이와 관련, 유니세프는 이번 강진으로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되는 1만3천여명 어린이와 그 가족을 돕기 위해 2천만달러(약 270억원) 모금 운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국제적십자사·적신월사연맹(IFRC)도 이날 성명을 내고 강진 피해자들을 위해 1억2천만스위스프랑(약 1천790억원)을 목표로 모금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현재 36%만 모금된 상태라며 국제사회의 긴급 지원을 요청했다.
한편, 에르파눌라 샤라프조이 아프가니스탄 적신월사 대변인은 이날 로이터 통신에 지진 피해지역 구조작업이 98% 완료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탈레반 정부 측은 구조작업이 언제 공식적으로 완료될지 확인해주지 않았다고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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