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美국무, 네타냐후 옆서 "이스라엘 방어권리 확고 지지"

입력 2023-10-12 23:00
[이·팔 전쟁] 美국무, 네타냐후 옆서 "이스라엘 방어권리 확고 지지"

"평화·정의 원하면 하마스 규탄해야…민간 피해 피하기 위한 조치 중요"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로부터 기습 공격을 받고 반격에 나선 이스라엘을 찾아 이스라엘의 방어 권리를 강조하고 미국의 지원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는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평화 협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시사했으며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해야한다는 점도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블링컨 장관은 12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면담한 뒤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 하마스의 테러 공격에 대응한 이스라엘의 방어 권리를 미국이 확고하게 지지한다는 점을 다시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는 면담 뒤 네타냐후 총리와 함께 언론 성명을 발표한 자리에서도 "이스라엘은 스스로 방어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강할 수 있으나 미국이 존재하는 한 그럴 필요가 없다"면서 "미국은 항상 이스라엘 옆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블링컨 장관은 "하마스의 목표는 단 하나로 그것은 이스라엘을 파괴하고 유대인을 죽이는 것"이라면서 "어떤 나라도 자국민의 학살을 용납할 수 없으며 그런 일이 일어난 상태로 단순히 되돌아가는 것도 용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은 스스로 방어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자신의 할아버지가 러시아의 포그롬(유대인 대박해·학살)에서 도망친 것과 양아버지가 나치 독일의 아우슈비츠 수용소 생존자라는 점을 거론한 뒤 "나는 미국 국무부 장관뿐 아니라 유대인이자 남편이자 아버지로 여러분 앞에 섰다"면서 "제게 가족들이 살해당한 사진을 보는 것은 너무 힘들다"고 말하기도 했다.

블링컨 장관은 또 "평화와 정의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하마스에 의한 공포의 지배를 규탄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주민들이나, 자유, 안보, 정의, 기회, 존엄 속에서 살고자 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적법한 열망을 대표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라고도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의 이 발언에 대해 AFP는 강경한 네타냐후 정권이 반대하는 평화 협정이 궁극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블링컨 장관은 또 민주주의 국가와 테러리스트 간 차이를 강조하면서 "민간인에 해를 끼치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예방 조치를 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는 하마스의 민간인 공격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나,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 지상군 투입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메시지 측면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블링컨 장관의 방문은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보여주는 가시적인 예"라면서 "하마스는 스스로 문명의 적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하마스는 이슬람국가(IS)이며 IS처럼 박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마스는 IS와 같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면서 "어떤 지도자도 그들을 만나선 안 된다. 어떤 나라도 그들이 체류하도록 해선 안 되며 그렇게 하는 국가는 제재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하마스가 지난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직후부터 정상간 통화를 하는 등 전폭적으로 이스라엘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은 동시에 세계 최대 핵추진 항공모함인 제럴드 포드호를 동지중해에 급파하는 등 전쟁이 중동 지역내로 확대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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