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갈변' 동아제약 챔프시럽 행정처분 축소해"
(서울=연합뉴스) 조현영 기자 =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갈변 현상이 발생했던 동아제약의 어린이 해열제 '챔프시럽'의 행정처분을 진행하는 과정에 허술함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동아제약 챔프시럽(아세트아미노펜) 행정처분 통지 내역'에 따르면, 지난 7월 13일 최종 행정처분인 '해당 품목 제조업무정지 3개월 7일'을 내리기 약 한 달 전인 6월 15일 '해당 품목 제조업무정지 7개월 22일'의 처분을 통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동아제약은 최종적으로 내려진 행정처분 3개월 7일을 과징금으로 대체했다.
이 같은 행정처분은 앞서 지난 4월 챔프시럽 일부 제품에서 갈변 현상이 발생함에 따라 식약처가 경인식약청에서 챔프시럽 8개 제조번호에 대한 자체 검사를 실시하고 109개 제조번호에 대한 제3 기관 검사를 실시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식약처는 갈변 현상과 함께 일부 제품에서 미생물 한도가 기준치 이상 검출됐다고 밝혔다.
행정처분 세부 내역을 비교했더니 6월 15일 통지서에는 미생물 한도 초과와 갈변 외에도 2개 제조번호에 대해 '유연물질 초과'로 인한 품질 부적합이 포함됐다. 유연물질은 일종의 불순물이다. 이는 해당 품목 제조업무정지 6개월에 해당하는 사항이었다.
식약처는 최종 행정처분에 유연물질 관련 내용이 빠진 데 대해 검사 대상인 109개 제조번호 중 61개 제조번호의 시험 검체가 소비자로부터 반품된 제품으로 확인돼, 보관 상태와 조건 등이 검체로서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의원실에 설명했다.
이후 동아제약이 자체적으로 보관하던 검체로 유연물질 항목을 다시 시험했는데 적합 판정이 나와 최종 처분에선 제외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식약처가 동아제약에 발송했던 시험검사 실시 안내 공문에는 시험 검체가 시중 유통 제품이어야 한다고 명시됐으므로, 동아제약은 이런 검체 기준을 준수하지 않은 것이며 식약처도 이에 대해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고 신 의원은 지적했다.
또 식약처가 유연물질 항목의 재시험을 지시한 일자는 7월 14일, 적합 결과를 받은 건 같은 달 20일로 재시험 결과를 받기도 전인 7월 13일에 행정처분을 통지했다고 강조했다.
신 의원은 "식약처에서 국민적 요구에 따라 철저한 검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믿었으나, 검사 과정 전반에 걸쳐 허술함 투성이었다"며 "지금이라도 109개 제조번호의 시중 유통품 재시험을 통한 품질 안전성을 재확인해 식약처 검사의 신뢰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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