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동산 침체로 지방정부 올해 토지매각 수입 20% 감소

입력 2023-10-12 12:04
中 부동산 침체로 지방정부 올해 토지매각 수입 20% 감소

서북 지역·동부 연안 경제 거점 40∼50% 급감…"부양책 효과 미흡"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부동산 시장 침체의 영향으로 올해 중국 지방정부들의 국유 토지 매각 수입이 20% 감소했다고 제일재경이 12일 보도했다.



민생증권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3 분기 31개 성·직할시·자치구의 국유 토지 매각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으며 칭하이성, 간쑤성, 신장자치구 등 서북 지역은 50% 이상 급감했다.

푸젠성과 산둥성 등 동부 연안의 경제 거점을 비롯해 후베이성, 안후이성, 후난성, 충칭시, 산시(陝西)성, 네이멍구자치구, 구이저우성 역시 40% 이상 줄었다.

톈진시가 122% 급증한 것을 비롯해 닝샤자치구(79%), 장쑤성(10%), 베이징시(3%), 저장(1%)성 등 5곳만 작년보다 토지 매각 수입이 늘었다.

주요 도시 가운데 베이징과 상하이, 항저우만 토지 매각 수입이 1천억 위안(약 18조4천억원)을 웃돌았으며 중국의 제조업 기지인 광저우(946억 위안)와 서부 대개발의 수혜로 급성장한 청두(919억 위안)는 900억 위안대에 그쳤다.

국유토지 매각 수입은 중국 지방정부들의 주요 재원 확보 수단이다.

지난 3년간 계속된 코로나19 확산과 방역 통제의 영향으로 대부분 지방정부가 심각한 재정난에 직면한 상황에서 토지 매각 수입 감소는 경기 부양을 위한 지방정부들의 운신 폭을 더욱 좁힐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생증권은 "중앙과 지방의 부동산 경기 부양책에 따라 3분기 부동산 시장이 2분기보다 회복했지만, 작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하락 추세"라고 진단했다.

이어 "부동산 개발 업체들의 자금 상황과 부동산 판매 실적이 개선되지 않고 있어 국유 토지 매각도 침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투기 과열을 막기 위해 2020년 하반기 대대적인 규제에 나섰던 중국 당국은 부동산 시장 장기 침체가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자 올해 들어 규제를 완화하며 부동산 시장 살리기에 나섰다.

보유 주택 규제 완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인하, 주택 구매 첫 납입금 비율과 금리를 낮춰주는 생애 첫 주택 구매 자격 완화 등의 조치를 내놨고, 일부 도시는 모든 부동산 규제 조치를 폐지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한때 주요 도시 주택 거래가 증가하는 등 반짝 회복세를 보였으나 헝다(恒大·에버그란데)에 이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이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지는 등 부동산발 경제 위기감이 커지면서 부동산 시장이 다시 냉각됐다.

중국 부동산 시장 연구 조사기관인 중즈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국경절 연휴(9월 29일∼10월 6일) 기간 35개 주요 도시 주택 거래 면적은 작년 동기 대비 17% 줄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24% 줄어든 것이다.

중국에서 9월과 10월은 부동산 시장의 최대 성수기이며 특히 최대 황금연휴인 국경절 연휴 기간 부동산 거래가 가장 활발하다.

최근 창장상업대학이 발표한 올해 3분기 '투자자 의향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1년 이내에 중국 부동산 시장에 대한 투자를 줄이겠다는 응답자가 31.7%에 달해 부동산 소비 심리가 여전히 위축됐음을 보여줬다.

중즈연구원 등 부동산 연구 기관들은 "부동산 정책의 효과가 더디게 나타나고, 시장 반응이 미지근하다"며 "부동산 시장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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