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인 인권변호사 강제송환 규탄…中 "사법주권 존중하라"(종합)
루쓰웨이, 라오스서 중국으로 송환
(워싱턴·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한종구 특파원 = 미국 정부는 중국인 '인권 변호사' 출신 인사가 동남아 라오스에서 중국으로 송환된 데 대해 '규탄' 입장을 표명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미국은 중국 국민이자 인권 변호사인 루쓰웨이를 중국 당국 요구에 따라 라오스에서 중국으로 강제 송환한 것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밀러 대변인은 또 루 씨의 현재 위치 확인, 외부의 독립적 인사에 의한 신변 안전 검증 및 의사의 건강검진 허용, 변호사 접근권 보장 등을 중국 정부에 요구했다.
루 씨는 대만 망명을 위해 밀항을 시도하다 해상에서 붙잡힌 홍콩인, 중국인 인권 운동가 등을 변론하며 중국 당국의 눈 밖에 났고 2021년 변호사 자격을 박탈당했다.
AP통신 최근 보도에 따르면 루 씨는 라오스에서 체포돼 지난달 추방 형식으로 중국으로 송환됐다고 루 변호사의 변호인이 밝혔다.
그는 올해 여름 동남아를 거쳐 가족이 있는 미국으로 가기 위해 '가짜 라오스 비자'로 라오스에 입국한 혐의로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
미국 측 비판에 중국은 법률에 따라 사건을 처리하고 있다며 사법주권을 존중하라고 맞받아쳤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루 씨 관련 질문에 "중국은 법치국가"라며 "사법기관이 법률에 따라 사건을 심리하고 관련 인사의 각종 합법적 권리를 충분히 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왕 대변인은 이어 "미국은 중국의 사법주권을 존중해야 한다"며 "어떠한 형태로든 중국 사법기관이 법률에 따라 사건을 처리하는 것을 간섭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내달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에 미중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에서 미국이 중국의 '아킬레스건'인 인권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하면서 이 사안이 향후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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