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공급망 파트너십' 출범…핵심광물 '대중국 디리스킹'
모로코 연차총회서 'RISE' 출범행사…광물 공급망서 개도국 역할 뒷받침
다자신탁기금에 설치…한국, 40억원 공여 계획
(마라케시[모로코]=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 글로벌 공급망에서 개발도상국의 역할을 뒷받침하기 위한 국제기금이 닻을 올렸다.
세계은행(WB)은 11일(현지시간)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린 연차총회에서 '공급망 강화 파트너십'(RISE·Resilient and Inclusive Supply-chain Enhancement Partnership) 출범행사를 진행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 주요 2O개국(G20) 재무장관 회의를 겸해 열린 이번 행사 무대에서 기존 주요 7개국(G7) 중심의 공급망 공감대를 공식 기구로 구체화한 것이다.
청정에너지를 위한 광물 채굴(upstream)·가공(midstream)·상품제조(downstream) 등 공급망 모든 과정에서 중·저소득 국가의 역할을 확대함으로써 개도국에 성장 기회를 부여하고, 글로벌 공급망의 탄력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세계은행 관련 다자신탁기금(EGPS) 산하에 별도의 파트너십을 설치하기로 했다. 지난 5월 주요 G7 정상회의 후속조치의 일환이기도 하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G7 의장국 일본, G20 의장국 인도 등 주요국 재무장관들과 함께 출범행사에 참석했다.
추 부총리는 "최근 핵심광물의 공급망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RISE 프로그램을 통해 개도국들이 기존 채굴뿐만 아니라 가공·상품제조 등에서도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새로운 성장 기회를 얻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공급망 강화 파트너십'에 300만 달러(40억원)를 공여할 계획이다.
기재부는 "기존 역내·국제 공급망 관련 협의체를 통해 우리 핵심산업과 관련된 공급망 안정을 위해 지속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파트너십은 장기적으로 글로벌 공급망에서의 대(對)중국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을 본격화하려는 서방권 움직임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태양광·배터리 등 클린에너지 분야의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은 핵심광물 독점을 추구하는 중국과 의도와 충돌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다.
다만 WB 측은 중국 견제라는 해석에는 거리를 뒀다.
이와 관련, WB 에너지·채굴 부문의 데메트리오스 파파타나시우 국장은 파트너십 출범과 관련해 예정된 한국언론 간담회를 돌연 취소하기도 했다.
'대중국 견제'라는 분석이 부각되자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일본 닛케이 아시아는 "일본과 WB가 재생에너지 공급망의 다변화에 나섰다"며 핵심 광물의 중국 의존도를 줄이려는 목적이라고 보도했다.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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