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EU, 머스크·저커버그에 "허위정보 확산 막아라" 경고
자정역할 촉구…테러·허위정보 게시물은 불법·과징금 부과 가능
공개서한 받은 머스크는 "뭘 위반했다는 건지 나열해달라" 설전도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주요 소셜미디어(SNS) 플랫폼을 향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분쟁에 관한 허위정보 및 테러 관련 게시물을 제대로 관리하라고 경고했다.
로이터, AFP 통신에 따르면 티에리 브르통 EU 내수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11일(현지시간)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에게 서한을 보내 메타가 운영하는 플랫폼상 불법 콘텐츠 및 허위정보 확산 등을 방지하기 위해 하고 있는 구체적 조처를 24시간 이내에 회신하라고 요구했다.
전날 엑스(X·트위터) CEO인 일론 머스크에게 유사한 내용의 서한을 보낸 데 이은 것으로, 엑스, 페이스북 등 거대 온라인 플랫폼의 자정 역할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브르통 집행위원은 전날 엑스에 게시한 공개서한에서도 머스크를 향해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테러 공격 이후 우리는 엑스가 불법 콘텐츠와 허위 정보를 유포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는 징후를 가지고 있다"며 EU의 디지털서비스법(DSA) 의무를 준수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DSA는 특정 인종, 성, 종교에 편파적인 발언이나 테러, 아동 성 학대 등과 연관 있는 콘텐츠의 온라인 유포를 막기 위해 지난 8월부터 EU가 시행 중인 법률이다.
특히 엑스, 페이스북 등 19개 플랫폼은 DSA상 '초대형 온라인 플랫폼 및 검색엔진'으로 분류돼 더 강력한 규제를 적용받는다.
각 플랫폼은 유해·불법 콘텐츠 발견 시 신속히 제거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신고 창구 등 예방 시스템을 마련해야 하며, 시정 조처를 하지 않으면 연간 글로벌 수익의 최대 6%에 해당하는 과징금이 부여될 수 있다.
EU 집행위 대변인은 로이터에 "하마스와 연관된 콘텐츠는 '테러 콘텐츠'에 해당해 불법으로, DSA 규정 등에 따라 삭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브르통 집행위원이 언급한 '허위정보' 역시 EU가 테러 조직으로 규정하고 있는 하마스 미화 게시물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머스크의 경우 브르통 집행위원의 공개서한에 발끈하며 공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머스크는 브르통 집행위원 게시물에 댓글을 달고 "우리의 정책은 모든 것의 출처가 공개돼 있고 투명하다는 것이며, 이는 EU도 지지하는 접근 방식"이라며 "대중들이 볼 수 있도록 뭘 위반했다는 건지 나열해달라"고 주장했다.
이에 브르통 집행위원은 "당신은 이용자들과 관련 당국이 (엑스에서의) 허위 게시물과 폭력 미화에 대해 신고한 내용을 아주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당신이 한 말을 실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건 당신에게 달려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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