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없는 中감옥서 3년 구금' 호주 언론인 청레이 귀국(종합)

입력 2023-10-11 17:39
'햇빛 없는 中감옥서 3년 구금' 호주 언론인 청레이 귀국(종합)

"1년에 10시간만 햇빛, 아이들 그리워" 편지 8월 공개돼 반향…양국 관계 개선되며 석방



(뉴델리·베이징=연합뉴스) 유창엽 한종구 특파원 = 3년 전 중국 본토에서 간첩 혐의로 구금된 중국계 호주 언론인 청레이(48)가 호주로 돌아왔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11일(현지시간) 캔버라에서 취재진에 청레이가 귀국해 멜버른에서 두 자녀와 재회했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그가 언제 귀국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그(청레이)의 문제는 중국에서 법적 절차를 통해 마무리됐다"면서도 자세한 언급은 삼갔다.

중국 태생인 청은 10세에 가족과 호주로 이주했다. 호주 시민권자로 호주에서 일을 하다가 2003년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중앙(CC)TV 기자로 활동했고, CCTV의 영어방송 채널 CGTN 앵커로 유명해졌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2020년 8월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범죄 활동을 한 혐의"로 그를 판결 없이 구금해 왔다.

청레이는 지난 8월 호주 외교관에게 보낸 편지로 "1년에 햇빛을 단 10시간만 볼 수 있는 곳에 갇혀 있다"는 안타까운 상황을 전하면서 "아이들이 매우 그립다"며 애끊는 모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의 편지는 연인인 전 중국 호주상공회의소 회장 닉 코일이 호주 ABC 방송에 나와 공개하면서 그의 석방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여론도 커졌다.

호주 정부의 발표에 이어 중국 당국도 청레이를 추방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중국 국가안전부는 이날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 공식 계정을 통해 그의 복역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베이징시 국가안전국이 법률에 따라 그를 추방했다고 공개했다.

그러면서 당국이 2020년 8월 비밀 유지 조항을 위반하고 업무 중 알게 된 국가 기밀을 해외 기관에 불법적으로 제공한 혐의로 그를 체포했다고 설명했다.

국가안전부는 청레이가 법원에서 유죄를 인정했으며 법원은 그에게 국가기밀 불법 제공죄를 적용해 징역 2년 11개월과 함께 추방하기로 판결했다고 덧붙였다.

또 그가 항소하지 않았고, 사법기관은 각종 권리를 충분히 보장했다고 중국은 강조했다.청레이 귀국은 호주와 중국간 관계가 개선되는 가운데 이뤄졌다.

작년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앨버니지 총리가 6년 만에 정상회담을 한 뒤 양국 고위층 교류가 이어지고 중국의 무역 제재도 서서히 풀리는 조짐을 보인다.

앨버니지 총리는 날짜는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올해 안으로 베이징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정부는 레이뿐만 아니라 2019년 1월부터 간첩 혐의로 판결 없이 중국에 구금된 중국계 호주 작가 양헝쥔 석방을 위해 그동안 중국 당국을 상대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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